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요즘처럼 생각을 나누는 일이 편리해진 세상이 언제 있었던가. 굳이 책으로든 편지로든 종이 위에 적어내는 수고를 거치지 않고도 e북이니 sns니 간단한 터치 하나로, 이동의 과정도 생략된 혁신적인 세상이 도래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매우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지만 이도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일이라는게 도통 믿겨지지 않을 만큼 기술의 혁신은 인지를 무색케 한다.

이러한 시간들 틈에 어리둥절한 마음을 달래는 일은 역으로 참 소중한 일이 되어 버렸다. 새삼 세상의 속도가 참 무정한 것이라는 생각이들때, 그럴때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것을 그리워 하게 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니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새겨내고 거기다가 나뭇잎 엽서라는 아름다운 무늬를 남길 생각을 했다면, 무조건 갸륵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쉽고 빠른 길 보다는 부러 돌아가 전하는 일은 어찌 아름답달지 않을 수 있을까.

판화가 이철수씨의 신작, <사는 동안 꽃처럼>은 저자와 공유해온 엽서의 역사를 선별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어떤 삶을 희망하며 살아가는지 소소한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가 정을 듬뿍 담아 전해진다. 누구나 꽃처럼 살아가고 싶은 작은 열망들이 다 들어 있는 작품이다.

 

 

 

타샤튜더 할머니처럼 늙어갈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나의 정원>은 작가 타샤튜더의 행복 가득한 삶의 온 정경이 담긴 책이다. 자연과 동물 더불어 살아가는 타샤튜더의 사랑 가득한 마음이, 넓디 넓은 정원 만큼이나 무럭무럭 풍성하게 펼쳐진다.

언제나 타샤튜더가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걸 보면 역으로 우리네 모습은 자연과 영영 단절된 삶을 꾸리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들곤 했다. 현대인들이 작가가 왜 자연속에서 삶을 누리며 살아갔는지, 여유와 사랑 몸소 실천했던 정신을 본받게 된다면 더할 수 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숱한 동화로 남긴 그녀만의 철학과 직접 그녀가 꾸민 삶의 정원에 놀러가보고 싶어지는 그런 푸른 세상이 놓여 있다.

정말이지 타샤튜더처럼 살아 볼테다!

 

 

 

 

 

 

 

일본문학을 읽어 본 독자라면 눈에 익을 이름 번역가 '권남희'씨의 도쿄 여행기 <길치모녀 도쿄헤매記> 

예쁘고 낭만 가득한 여행 소개서가 아니라 작가와 그녀의 딸이 엮어내는 좌충우돌 여행기라니 더욱 흥미를 끈다. 길치인데다 서로 못보겠달 정도로 아웅다웅 싸우고 헤맨 시간들이, 함께 하는 여행의 색다른 묘미를 전해주는 듯 하다. 일본 문화에 익숙한 작가가, 왜 하필 딸과 함께 하면서도 배꼽 쥐어질 '만담'의 나날을 보낸 것인지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낯선 곳에서 낯선 얼굴을 만나며 낯선 음식을 먹는다는 것, 생각만해도 헤매는 어리둥절함 보다는 왠지 아드레날린이 용솟음 치는 즐거움이 전해진다. 길을 잃어도 좋을, 여행의 진정한 매력이 다시금 맛보고 싶어 지는 책이다.

 

 

 

 

 

 

 

 

 

저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는 동물의 정체가 궁금해서,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라는 말이 궁금해서 두번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이야기의 시간을 왜 이미지의 시간으로 바꾼다는 걸까? 그래서 이야기 만드는 기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걸까?  

이런 저런 묘한 호기심이 발동하는 독특한 이야기는 무엇을 또 가공해 낼까. 저자 김진송의 이채로운 경력 만큼이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개성이 느껴지는 이야기 변환술의 묘책으로 가득한 독특한 내용일 것 같아 기대되는 책이다.  

 

 

 

 

 

 

 

 

 

김창균시인의 신간 <넉넉한 곁>은 여백의 긴 여운이 느껴지는 흰 눈의 길처럼 다가 온다. 삶과 궁극의 사유에 대한 작가의 단상들이, 작가가 써온 시의 형태가 아닌 그야말로 날 것의 말 아포리즘 성격의 언어로 담겨 있다.

마치 엽서 한장을 매일매일 선사 받는 일상으로 여유를 주는 책. 그렇다면 아마도 제목처럼 넉넉한 곁의 온도를 감지하게 될 수 이지 않을까? 어느 곁이고 넉넉하기만 하다면 좋은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