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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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와일라잇(twilight) │ 스테프니 메이어 │ 변용란 │ 북폴리오 


얼마전 영화로도 개봉했던 <트와일라잇>을 책으로 먼저 만났다. 개봉 전부터 기대에 찬 말들을 많이 들었던 영화였지만 원래 흡혈귀를 소재로 한 뱀파이어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꽃미남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십대용' 판타지 로맨스물이라는 전문가평에 흥미가 사라져 결국 영화는 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영화가 땡기지 않은 건 포스터 속 남자 주인공이, 적어도 내 눈엔, 전혀 꽃미남으로 보이지 않았다. 어딜봐서 그가 '매려적인 꽃미남' 뱀파이어라는 건가. 달콤하긴커녕 그 표정이 무섭기만 하드만.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외면한 영화는 어느 순간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그런데도 트와일라잇 열풍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영화는 내렸지만 원작소설은 <트와일라잇>에 이어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후속편인 <뉴문>, <이클립스> 등에 의해 그 열풍은 잠들 줄 모르는 듯 했다. 내 얇은 귀가 팔랑거렸다. 그와 함께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순정만화풍의 만화 일러스트 표지를 보는 순간, 선입견이겠지만, 십대 소녀를 겨냥한 로맨스물이 가질만한 가벼움과 유치찬란함에 대한 우려가 솟아났다. 잠시,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긴지 얼마되지 않아 이내 이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조각같은 얼굴에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 백짓장처럼 하얀 핏기없는 피부색, 빨려들 것 같은 황홀한 눈빛, 감미로운 목소리, 정신을 잃을 정도로 황홀한 미소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매력의 총집합체인 매력적인 뱀파이어 에드워드에게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으랴! 그의 외모에 대한 거듭되는 찬사와 숭배에 가까운 묘사들은 조금 유치한 감이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로 에드워드의 황홀한 모습을 떠올리며 상상의 날개를 펴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었다. 더구나 위험한 사랑,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은 다소 뻔하고 상투적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서 사랑받는 소재가 아닌가. 

벨라와 에드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인간과 뱀파이어, 즉 먹잇감과 사냥꾼이라는 본질적인 관계에서 오는 고뇌와 고통, 팽팽한 긴장감과 동시에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열렬한 사랑, 그리고 그런 그들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만드는 스릴이 더해져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두툼한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들을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도 콩닥콩닥 설레고 조마조마한 스릴을 함께 느끼게 된다.

벨라는 엄마가 재혼하자 엄마의 행복을 위해 아빠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포크스로 오기로 결정한다. 전에 엄마와 머물던 피닉스의 강렬한 햇빛과 화창한 날씨를 사랑했던 벨라는 일년의 대부분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포크스에서의 생활이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벨라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으려 현재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조용하지만 사려깊은 아빠 찰리와 한 집에서 보내는 생활이나 전학간 학교에서의 친구들과 수업 등은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다. 단 한 사람, 그녀를 신경쓰이게 하는 소년 에드워드 컬렌만 빼면 말이다. 너무 심하게 잘생겨 벨라의 정신을 쏙 빼놓는 에드워드는, 그러나 성격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서 적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또 더없이 달콤한 미소로 답하기도 한다. 벨라는 그런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불만을 품으면서도 점점 그에게 빠져들게 되고 에드워드 또한 벨라에게 자신은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점점 더 그녀를 원하게 된다. 설렘과 행복, 조심스러움 걱정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은 계속 커져가고 마침내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생각지 못했던 위험이 그들을 향해 도사리고 있다.

뱀파이어와의 사랑 이야기라는 다소 예측가능한 뻔한 스토리임에도 이책은 꽤 흥미진진했다. 흔히 생각하는 뱀파이어에 대한 생각을 깨는 유쾌함도 있었고, 서로에게 빠져드는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다만 매번 벨라가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고 에드워드가 구해주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남자친구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가 되어가는 여주인공 벨라에 대한 호감이 점점 떨어졌다. 또한 운명적 사랑을 거론하는 많은 로맨스 소설들처럼 처음부터 에드워드의 환상적인 외모에 빠져 그에 대한 동경과 흠모로 시작된 벨라의 사랑은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참, 무엇보다 궁금한 건 피닉스에선 남학생들에게 거의 무시받는 존재였던 그녀가 왜 포크스에선 전학 온 첫날부터 전교생의 시선과 관심을 한몸에 받는 퀸카가 되어 모든 남학생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포크스에서만 발산되는 그녀의 매력이 있는 걸까, 설마 뱀파이어가 아닌 다른 남학생들도 그녀의 체취에 홀린 걸까. 책은 끝까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속편에서는 그 이유를 알려줄까. 괜한 쓸데없는 의문일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은 나 밖에 없을까. 아, 그렇더라도 궁금하단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와일라잇>은 무척이나 달콤하고 꽤나 흥미진진한, 다소 유치하지만 그럼에도 빠져드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오랫만에 소녀적 감수성을 발휘해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었다. 십대에서 멀어진지 (서글프지만) 오래인 내게도 이렇게 달콤하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들에게, 여자들의 모든 환상의 총집합체인 듯한 완벽남(뱀파이어라는 것만 빼고) 에드워드가 버티고 있는 이책이 인기가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들을 향하던 위험한 사건이 지나간 후 더욱 뜨거워진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2편인 <뉴 문 : new moon>의 유혹을 거부할 수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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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
틱낫한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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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해가 밝았지만 마음 한 켠이 여전히 어수선하다. 들썩이는 고민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이 어느새 새해 첫 달의 절반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허무한 마음에 멍하니 책장을 들여다보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쌓여있는 책들과 그 사이사이 쌓여있는 먼지가 꼭 욕심을 껴안고 갈팡질팡하는 내 모습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고 내 안의 먼지를 닦아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책장에서 찾아 꺼내들었다. 바로 <틱낫한 스님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다.

고백하건데 난 틱낫한 스님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별다른 관심도 없어서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스님을 헛갈려하기도 했고, 한때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읽혔던 <화>가 스님의 저서라는 것도 얼마전에야 알았다(무식하다;). 불교 신자도 아니고 명상 관련 책들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그동안 스님의 저서를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저작년에 <두 친구>라는 그림책을 통해 처음으로 틱낫한 스님의 책을 접했다. 스님의 그림책이라기에 순전히 호기심에 읽었는데, 쥐와 고양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통해 평화,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전하던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접했던 그림책의 여운이 이번 책과의 만남을 이어준 셈이다.


마음 한가운데 서서,라는 제목도 좋았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이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건 책 표지에 적힌 글귀 때문이었다. '파도치는 세상에서 잔잔한 바다를 만나다'라는 문장 밑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

‘고통은 찻잔 속의 폭풍과도 같다. 찻잔 안을 들여다볼 때는 그 고통에 숨이 막힐 것 같지만, 눈을 들어 찻잔을 보면 고통은 찻잔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소동에 지나지 않는다. 찻잔 그 자체는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평화로울 뿐이다.’

일부러 나 들으라고 적어놓은 듯한 문장들. 그렇다. 지금 나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고민은 현재라는 찻잔 안에서는 거대한 폭풍처럼 느껴지지만 인생이라는 찻잔 전체에서 보면 그저 작은 미풍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 작은 소란에 세상 모든 고민을 짊어진 것처럼 스스로를 괴롭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문장을 몇 번이고 되뇌였다. 가라앉았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는 것 같다. 좋은 문장의 힘이란 정말이지 무궁무진하다.


<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는 열 편의 우화로 채워져있다. 솔직히 처음엔 너무 진지하지 않을까,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내용들로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금 긴장했다. 그러나 그건 쓸데없는 기우였다. 우화,라는 말이 주는 느낌처럼 쉽고 편안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은 마치 옛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처럼 재미있다. 그래서 금세 열 편의 이야기들을 뚝딱 다 읽게 된다. 

그러나 이책의 우화들은 단지 가벼운 재미만을 추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짧막한 이야기 속에 그보다 더 긴 여운과 삶의 깨달음이 담겨있어 독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래서 무작정 빨리 읽기 보다는 음미하듯 천천히 읽을 것을 권한다. 조금씩 곱씹다보면 미처 몰랐던 의미들을 하나씩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열 편의 이야기 모두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지금의 내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는 「들꽃 한 묶음」의 깨달음이 가장 큰 울림을 줬다. 논 아래에 묻어놓았다는 보물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겨있는 시(詩)를 연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나 현실의 일들에 얽매여 그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시에만 몰두하기 위해 세상의 일에서 벗어났으나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보물'에만 정신이 팔린 나머지 눈 앞의 진짜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우화 속 오빠에게 내 모습이 그대로 겹쳐졌다. 그래서인지 동생이 들려주는 깨달음의 말이 더욱 가슴을 쳤다.

- 논의 모든 곳이 보물이 숨겨질 수 있는 곳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아주 천천히 쟁기질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갈고 있는 땅의 모든 곳에 주의를 집중하면서 말이죠. 땅을 갈기 시작한 지 여드레째 되는 날이었을 거예요. 오후에 탑 근처에 있는 마지막 이랑을 갈고 있을 때, 문득 깨달았어요. 내가 갈고 있는 이 모든 곳들이 바로 보물이라는 것을 말이죠. (중략) 나는 생각했어요. 쟁기가 귀한 것은 바로 쟁기이기 때문이고, 물소가 귀한 것은 바로 물소이기 때문이라고… 흰 구름이 귀한 것도 그것이 흰 구름이기 때문이고, 뽕나무가 귀한 것도 그것이 뽕나무이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우리가 찾던 보물은 특별한 형체를 가진 물건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찾는 것은 이 우주 안의 모든 존재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가치였어요. 우리도 역시 그러한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요. (65쪽)

그외에도 숲을 태우는 불길과 그것에 맞서는 작은 새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는 「옛날 옛적 숲 속에서」는 첫 번째 이야기인 만큼 그 여운도 강렬했고, 비슷한 주제의 「소년은 산에서 내려왔다」와 함께 베트남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키 큰 소나무들」과 「소나무 문」에서는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고, 「외로운 분홍빛 물고기」에서는 보트 피플에 대한 참상 속에서도 그들을 돕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화들의 끝머리에는 거기에 얽힌 작은 이야기들을 간략히 밝혀놓았는데,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틱낫한 스님이 거쳐왔던 사건들, 베트남의 굴곡진 역사와 관련을 맺고 있었다. 마지막 책의 뒷부분에 실려있는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일찍이 선불교에 몸을 담은 틱낫한 스님은 식민지배에서 해방되었으나 곧 남북으로 갈려 전쟁을 치러야했던 조국의 슬픈 현실을 목격하며 종교인에서 사회운동가로, 다시 평화운동가로 변신한다. 그러나 그의 반전평화운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베트남 정부는 그의 입국을 금지하고, 사랑하는 조국에 돌아가지 못한 채 타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면서도 틱낫한 스님은 보트 피플을 위한 수용소를 세우고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설립하는 등 계속해서 반전평화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책의 우화들은 대부분 이렇게 굴곡진 베트남의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책의 이야기들에 특히 공감하게 되는 건 베트남이 지나온 시간들이 우리들의 슬픈 역사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이 걸어온 길 못지 않게 험난한 삶의 여정을 걸어온 틱낫한 스님은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과 반전평화운동가들의 노력, 보트 피플의 참상과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 돌아가지 못하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 등이 담긴 이책을 통해 여전히 평화를, 사랑을, 용서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닌, 그가 말하는 것이기에 평화와 사랑과 용서가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는 매순간 고통으로 가득한 인간의 삶을 초월하는 방법보다는 우리 곁에 잔존하는 고통을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그 가운데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 노력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님은 단순하고 짧은 우화를 통해 이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공통되는 삶의 깨달음을 건져올리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다. 그래서 우화 속의 이야기들은 베트남의 아픈 역사이기도 하고, 틱낫한 스님의 질곡많은 개인사의 기록이기도 하며, 동시에 지금 내 삶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이책의 이야기들은 더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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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따라하는 오븐엔조이 홈베이킹 - 파워 블로거 네 여자의 따끈따끈 비밀 레시피
미애 외 지음 / 미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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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홈베이킹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친한 언니가 어느날 홈베이킹에 푹 빠져들면서였다. 한 번 빠져들면 올인하는 성격의 언니는 홈베이킹에 필요한 갖가지 신기한 도구들과 재료들을 주르륵 갖추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여러가지 음식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밀가루 반죽을 쪼물딱거리더니 금세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른 것 마냥 먹음직스런 빵과 쿠키들을 뚝딱 만들어내는 언니를 보며, 그리고 직접 만들어 선물해준 쿠키들을 직접 맛보면서 살며시 고소하고 향긋한 홈베이킹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물론 오븐이 없는 가난한 형편과 직접 만들기보다는 얻어먹는 걸 즐기는 귀차니즘 때문에 살짝 눈만 뜨다 말았지만. ;)

한때 주부들의 로망이며 부의 상징으로 통했던 오븐 기기가 최근 한층 저렴해진 가격으로 대중화되면서 홈베이킹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얼마전 지구촌을 충격에 빠트린 멜라민 파동과 여전히 논란거리인 식품첨가물 문제 등 먹을거리에 대한 다양한 공포 또한 조금 번거롭고 힘들지만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홈메이드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한 요인일 것이다. 특히 아이들 주전부리로 달콤하고 향긋한 홈베이킹만큼 좋은 선택도 없지 않은가.


<쉽게 따라하는 오븐엔조이 홈베이킹>은 수십만 회원과 풍성한 노하우와 레시피로 베이킹과 오븐요리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통하는 네이버 최고의 홈베이킹 카페인 '오븐엔조이'에서 활동중인 네 명의 최강 블로거들 - 미애, 바닐라, 밍깅, 아키라의 막강 레시피로 무장한 홈베이킹 요리책이다. 수많은 홈 베이커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그들답게 이책에는 다양한 메뉴와 새내기 베이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을 정도만큼 친절한 설명과 상세한 사진, 알아두면 요긴한 팁은 물론 중급 베이커들이 시도할만한 난이도있는 활용법 등이 군더더기 없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본격적인 홈베이킹 요리에 앞서 먼저 익혀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홈베이킹의 기본 도구ㆍ재료ㆍ용어 등이다. 카페나 블로그에서 레시피를 볼 때 선뜻 감이 잡히지 않았던 용어들이 많아 어려웠는데 사진과 함께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익히기가 쉽다. 또한 빵 반죽과 1차 발효, 타르트 반죽, 머랭 휘핑이나 생크림 휘핑처럼 홈베이킹의 가장 기본되는 테크닉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 새내기 홈 베이커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그외 건강한 홈베이킹을 위해 잘 살펴보아야 하는 주의점과 만들어두면 유용한 잼이나 크림에 대한 내용들도 담겨있다. 


이책의 공저인 네 명의 파워블로거들은 각자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책은 크게 홈베이킹과 오븐 요리로 구분되는데, 홈베이킹에는 미애표 건강빵, 바닐라표 쿠키, 밍깅표 케이크가, 오븐 요리에는 아키라표 브런치와 아키라표 초콜릿이 독자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 입맛에 가장 맞는 것은 미애표 건강빵이었고(역시 건강을 생각하는!), 보통의 아이들(또는 우리 조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것은 바닐라표 쿠키일 듯 하고, 평소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은 아키라표 브런치였다. 그러나 눈이 가장 황홀했던 것은 홈베이킹의 로망인 케이크를 다룬 밍깅표 케이크였다. 아키라표 초콜릿은 싱글인 내게는 무용지물이므로 패쓰..하려고 했지만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니 이를 어쩌랴! 책 속 사진만 봤을 뿐인데 벌써 속이 달달하다. ;)

책을 펼치면 우선 한쪽 바닥엔 먹음직스런 완성된 베이킹의 사진 위에 이름과 간단한 설명이 실려있고 한켠에 베이킹의 난이도, 오븐 온도와 시간, 재료, 주의점 등을 같이 자리잡고 있다. 다른 바닥엔 레시피가 실려있는데, 홈베이킹하는 과정을 상세히 담은 사진과 친절한 설명이 함께 담겨있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설명 중간중간에 베이킹시 주의할 점이나 찾아볼 페이지 등을 말풍선으로 적어두거나 알아두면 유용한 팁이나 활용 방법 등을 따로 박스로 정리해두어 쉽게 참고할 수 있게 배려해 두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깜짝 레슨이나 선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밍깅의 케이크 파트 뒤엔 스타일리쉬한 케이크를 만드는 비법이 담긴 밍깅의 특별 레슨이 실려있고, 책의 중간엔 정성들여 만든 홈베이킹 요리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홈베이킹 선물 포장 방법이 종류별로 소개되어 있다. 더불어 책 뒷면엔 독자가 직접 선물 포장을 해 볼 수 있도록 약간의 포장지, 태그, 스티커 등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직접 해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초보자들이 자주 묻는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따로 정리해 두었고, 책 속 내용을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index와 베이킹에 필요한 도구나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았다.


<쉽게 따라하는 오븐엔조이 홈베이킹>의 장점은 공저한 네 명의 파워블로거들이 각자의 전문분야를 다룸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충분히 담아냈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오랜 블로그 생활과 현장 강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내기 베이커들이 궁금해하는 점과 어려워하는 점, 자주하기 쉬운 실수 등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홈베이킹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분야별 다양한 메뉴와 활용법, 상세한 사진과 친절한 설명 또한 이책의 장점이다.

책의 편집 또한 깔끔해서 나무랄 곳이 없었는데, 다만 책의 옆면에서 각각의 파트를 바로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물론 따로 스티커나 포스트잇을 붙여 개인적으로 구분지을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각 파트별 처음의 몇 장에 색깔을 좀 입혀 구분지어 주었다면 독자로선 더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자세히 보면 약간 구분이 되긴 한다;). 원래 작은 배려에 큰 감동을 받는 법이니 말이다. ;)


친한 언니가 직접 만들어 선물해준 수제 과자를 먹으면서 입안에 달콤한 과자향과 함께 그녀의 따듯한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 했다. 음식의 맛이란 단순히 재료가 가진 맛과 향 뿐만 아니라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들인 만든이의 정성과 사랑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재료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음식의 또다른 숨겨진 힘일 것이다.

예전엔 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런 빵이나 과자, 케이크 등을 손쉽게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세상이 참 좋아지긴 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사먹는 음식에 대한 공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형편이긴 하지만 말이다. 번거롭고 귀찮지만 내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기쁨과 함께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홈베이킹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더욱이 손수 만들어주는 주전부리 음식들을 통해 따듯한 마음과 사랑까지 아이들에게 함께 전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내가 언니의 과자에서 느꼈던 그 감동처럼 말이다.

올해는 이책 <쉽게 따라하는 오븐엔조이 홈베이킹>과 함께 홈베이킹의 매력에 흠뻑 빠져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려면 먼저 오븐부터 하나 장만해야겠지만 말이다. ;)





+ 책 속 카페와 저자님의 블로그 주소

- 카페 오븐엔조이 : http://cafe.naver.com/delonghi , http://www.ovennjoy.com 

- 미애님 블로그 : http://blog.naver.com/kim06166
- 바닐라님 블로그 : http://blog.naver.com/byvanilla
- 밍깅님 블로그 : http://blog.naver.com/gungrang
- 아키라님 블로그 : http://blog.naver.com/akides82  







+ 백문이 불여일견! 책 속을 살포시~ 구경해보자! ^ㅁ^



유기농 흑설탕을 준다는 말을 듣고 주문했으나 이미 그 행사는 끝나버렸다.
대신 난 두 줄이라구!라고 외치는 지퍼백이 다섯 장 함께 왔다. ;)




700만이 다녀간 요리&베이킹 카페 '오븐엔조이'
이책 제목의 핵심어는 '쉽게 따라하는'이 아닐런지. ^^




책의 목차, 넘 길어서 gif로 만들어 한 번에 올렸다.
차례표만 봐도 배가 부르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암호같은 테이터 보는 법 설명해둔 페이지.
이것만 습득하면 더이상 저 기호는 암호가 아닌 것이다. ㅎㅎ




본격적인 베이킹에 앞서 홈베이킹의 기초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
사실 무슨 일이든 기초지식이 가장 중요한 법!
홈베이킹의 기본 도구ㆍ재료ㆍ용어ㆍ테크닉 뿐만 아니라 유용한 잼&크림, 건강 홈베이킹을 위한 노하우도 실려있다.
직접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질좋은 재료의 선택 또한 중요하니 꼼꼼하게 선택하자.




요리 소개가 끝난 책의 뒷부분의 모습. 
초보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문답식으로 정리하고, index로 쉽게 찾을 수 있게 배려해 두었다.
베이킹 도구나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온ㆍ오프 매장도 간략하게 소개해 두었다.
자투리 팁으로 오븐청소 노하우까지 알려주는 센스! ;)



+ 본격적으로 본문 레시피를 살펴보면..



책본문의 전체 모습..
왼쪽에는 완성된 요리의 전체 사진과 이름,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고
한켠에 요리 정보와 재료 등이 제시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요리 전과정을 사진과 글로 설명해 두었다.
참고사항은 사진 옆에 말풍선과 아래 따로 자리를 마련해 첨부해 두었다.




왼쪽 한 켠에 적혀있는 난이도, 오븐 시간과 온도, 준비 재료 등에 관한 정보.
위에서 본 데이터 보는 법을 참고하면 금세 알 수 있다.




요리 과정 중에 첨부되어 있는 말풍선과 활용팁 코너.
오른쪽 위는 요리 준비과정 사이사이 첨부된 말풍선의 한 부분이고,

왼쪽은 위에서부터 미애, 바닐라, 밍깅, 아키라의 저자의 팁 코너.
해당 요리의 팁이나 활용법, 또는 곁들이면 좋은 것들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다.
오른쪽 아래는 설명한 케이크 과정을 응용해 다른 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밍깅의 활용팁.



+ 네 명의 최강 블로거의 홈베이킹  



part 1. 멜라민 걱정없는 미애의 건강빵
건강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발효빵들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나의 식성과 가장 잘 맞는 빵들이 가득했던 섹션. ;)




part 2. 소중한 사람을 위해 준비하는 바닐라표 쿠키
아이들 간식으로 좋은, 또는 아이들에게 인기짱일 듯한 쿠키들이 가득하다. 
오븐에서 꺼내는 잘 익은 과자들은 더이상 만화나 영화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닷!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이는 맛난 과자들이 가득했던 섹션.




part 3. 직접 만들어 더 폼나는 밍깅표 케이크
책을 보는 동안 눈이 가장 황홀하고 행복했던 케이크 파트.
평범한 케이크도 있고 사진처럼 특이하고 귀여운 케이크도 많았다.
케이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꽤 부담이 가는 일이지만 요것들을 보다보면 꼭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불쑥불쑥!




part 3-1. 밍깅's 스페셜 레슨 - 스타일리시 케이크
사진으로 구경만 했던 밍깅의 데코레이션 케이크를 만드는 전과정이 꼼꼼하게 실려있다.
나처럼 완전 초짜가 따라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으나
나, 케이크 좀 만져봤어~하는 분들이라면 친절한 설명에 노력을 더해 성공하실지도.
그래도 장미꽃 만들기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졌다는. ;)




part 4. 꼭 한 번 만들고 싶었던 아키라표 브런치
베이킹에 중점을 둔 앞의 세 코너와 달리 여긴 오븐으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홈베이킹을 기본으로 하되 알감자허브구이나 주먹밥, 허니레몬치킨 처럼 베이킹과 관계없는 오븐 요리도 종종 등장한다.
게다가 저자 팁코너에서 브런치에 어울리는 아키라의 에스프레소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part 5.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하는 아키라표 초콜릿
발렌타인 데이가 한달도 남지 않은 지금 커플들에게는 꽤 유용할 수 있는 섹션.
그러나 싱글들에게는 그저 침샘의 분비를 활발하게 만드는 초콜릿들이 가득한 코너일뿐; ㅎㅎ;
예쁜 수제 초콜릿 만들기 방법들이 수록되어 있다.



+ 책 속 부록 - 홈베이킹 선물 포장  



책표지 앞에 적혀있는 '책 속 부록'의 정체는 책의 뒷부분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
선물 포장에 활용할 수 있는 스티커와 태그, 포장지(총 4장)가 함께 실려있다.
정성들여 만든 홈베이킹 빵이나 과자들을 선물할 때 간단하게 활용하기 좋다.




위에서 살펴본 스타일리시 케이크 레슨과 함께 깜짝 레슨인 홈베이킹 선물 포장법!
여기선 과자나 빵의 생김새에 따라 예쁘게 선물 포장하는 방법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는데,
책의 뒷면에 첨부된 선물 포장 부록을 활용해 예쁘게 포장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책의 옆면 모습..
섹션별로 뚜렷하게 구분이 되어 바로 원하는 파트를 찾아볼 수 있다면 더 편할 듯 한데, 조금 아쉽다.






책의 뒷면 날개.
'마음이 담긴 따끈따끈한 빵ㆍ과자로 우리 가족 건강을 챙겨보세요'라는 글귀가 마음에 든다.
마음을 담아 건강을 챙기는 것, 좋지 아니한가. 그러나.. 다만 조금 귀찮을 뿐. ;)


오븐이 없어 직접 실습 리뷰는 써볼 수 없는 고로,, 대신 책 내용을 비교적 샅샅이 살펴보았다.
일명 보여주는 리뷰,라고나 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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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Book, The Cities of Ballpark : New York, Boston, Chicago, Atlanta, Los Angeles - 전5권 -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애틀란타,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나는 야구의 모든 것
F & F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 The Cities of Ballpark │ MLB, 삼성출판사 │ 2008.12  


드류 베리모어가 나오는 영화 <날 미치게 만드는 남자(Fever Pitch, 2005)>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벤은 삶의 모든 일정을 보스턴 레드삭스의 야구 경기일정에 맞춰놓고 사는 야구광이다. 연인과의 트러블까지 불사하며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를 인생의 가장 1순위로 두고 사는 벤을 보며 저렇게까지 열정적인 야구광들이 과연 세상에 존재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물론 세상엔 벤보다 더 심각한 스포츠광들이 널려있다는 것을 지금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말이다. 

야구광은 아니지만 나도 나름 야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야구 경기를 즐겨 본다. 비록 축구경기장은 있지만 야구경기장은 없는 곳에 사는 까닭에 야구경기장 찾는 일이 손에 꼽힐 정도지만, 더불어 보고 싶은 경기를 위해 몇 시간 동안 시외버스를 타고 야구장을 찾을 정도의 열정도 없지만, 그래도 채널을 돌리다 좋아하는 야구팀의 경기 중계라도 발견하면 그순간 바로 채널고정에 들어가는 자칭 야구팬이다. 그러나 벤과 달리 날나리 야구팬인 내게 야구는 그저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화 중의 하나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런 내게 메이저 리그라는 야구의 신세계를 알려준 건, 이책의 표현에 따르자면 바로 '한국인 최초의 풀타임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를 통해서였다. 그런 까닭에 내게 메이저 리그는 곧 LA 다저스였고, 박찬호 선수 그 자체였다. 그의 활약을 통해 메이저 리그를 알았고 그의 소속팀인 LA 다저스를 통해 다른 팀들을 알기 시작했다. 박찬호의 뒤를 이어 등장한 김병현, 서재응, 봉중근, 김선우, 최희섭 선수 등의 활약도 메이저 리그에 대한 관심의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요즘은 메이저 리그의 야구 경기 중계도 가끔 찾아 보곤 한다.


MLB 팬이라면 물론, 그렇게 얼떨결에 MLB를 알게 된 날나리 야구팬인 나도 호기심을 느낄 만한 제목을 단 책을 출간됐다. <The Cities of Ballpark>, 일명 MLB Ciyt Book이라는 이책은 메이저 리그의 명문 야구팀과 그들의 연고지인 다섯 개의 도시에 대해 담은 책이란다. 야구 뿐만 아니라 도시에 대한 여행 정보까지 담고 있다는 야심찬 기획이 눈길을 끈다. 

평소 여행책을 좋아하는지라 책을 읽기 전부터 야구와 여행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접목했다는 재밌는 발상이 어떤 모습으로 담겨있을까가 궁금증도 있었고, 그저 야구 경기나 볼 뿐 메이저 리그의 야구팀들에 대한 세세한 정보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어 이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책이 나의 기대점과는 조금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생각지 못한 신선함도 있었다.


<The Cities of Ballpark>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리그의 명문팀과 그 연고 도시를 묶어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그리하여 양키즈와 메츠의 뉴욕, 레드삭스의 보스턴, 컵스와 화이트삭스의 시카고, 브래이브스의 애틀란타, 다저스의 LA로 총 5권의 책이 모여 이룬 패키지 도서다. 개별 책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독자는 자신의 관심 구단이나 관심 도시의 책을 먼저 살펴보는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다. 

책은 5권 모두 동일한 구성과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소개할 도시 전체의 이미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그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야구팀의 역사와 전통, 그팀에 얽힌 여러 특징적이거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야구 경기를 삶의 일부분처럼 즐길 줄 아는 지역 야구팬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 등을 개괄적으로 담고 있다. 또한 책의 후반부에는 야구 이외의 여행 관련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는데, 해당 도시의 여러 명소나 클럽 등에 대한 정보와 현지인들의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사진들을 빼곡하게 담아 패션 잡지같은 느낌으로 편집되어 있다.


<The Cities of Ballpark>는 야구와 여행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융화시켜 한 권의 책에 담아내고자 한 야구관련 책이자 동시에 여행책이다. 야구 그 자체를 파헤치기보다 야구 주변의 것들, 즉 야구장이나 야구팬들과 그들의 문화, 패션 등에 중점을 둔 책의 구성은 야구를 몰라도 야구 문화를 맛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반면 책의 제목과 표지에서 짙게 배어나는 MLB의 색채와는 달리 책에 실린 야구 관련 정보나 사진들이 다소 평이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은 MLB의 팬들에겐 아쉬운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이책은 독자의 관심 분야와 성향에 따라 그 반응이 꽤 상이해질 수 있을 듯 하다.

이책의 장점이라면 구성과 내용이 가벼워 야구팬이든 아니든 메이저 리그의 여러 야구팀들과 그팀이 속해있는 도시의 야구 문화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 권이 책에 그 도시의 문화적 색채를 부여할 수 있게 도시별로 섹션을 나눠 제본해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비록 책값 상승의 큰 원이 되었겠지만). 반면 이책의 가장 큰 단점은 단점은 MLB로 대표되는 책의 첫인상과 달리 야구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가 보기엔 그 정보가 너무 얕고, 여행이야기를 원하는 독자가 손을 뻗기엔 표지부터 야구에 대한 진입장벽이 적지 않아서 이것도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책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거기엔 이책의 넓고 얕은 정보도 한 몫했다. 즐겁게 읽긴 했으나 개인적으론 후자의 느낌이 더 컸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추천하자면, 야구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지만 메이저 리그의 야구팀과 야구 문화에 가볍게 맛보려는 독자라면 이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겠지만, MLB에 대한 깊이있는 고급 정보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다른 책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참, 전체적으로 책이 예쁘긴 하지만 잡지책처럼 사진편집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내용이 너무 짧고 가벼웠다. 또한 책내용 중 문장이 끝나지 않은 채 갑자기 내용이 바뀌어 버리거나 중간중간 적지 않은 오타가 눈에 띈 점도 아쉽다. 현란한 사진 편집 만큼 오타나 글의 충실도에도 좀 더 신경을 써주었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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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이 밝았습니다.
새해 첫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여느 날처럼 늘어질 대로 늘어진 하루를 보내는 것은 물론,
진정한 귀차니스트답게 올해는 아직 새해 결심조차 하지 않고 있답니다. ㅡ.,ㅡ;

예전 같음 마지막날 혼자 부산을 떨었을 텐데 올해는 어찌나 덤덤하던지요.
티비를 통해서나마 듣던 재야의 종소리조차 듣지 아니하고 혼자 멍 때리고 있었지요. 
아직도 현실에 안착하지 못하고 혼자 우주를 부유하고 있는 햇살박이씨입니다;;
다른 분들은 저처럼 허무한 새해 첫날을 보내지 않으셨겠죠? ^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정신없던 묵은 해가 지나가고,
어쨌든 희망의 조각이나마 품어볼 수 있는 새해가 도착했습니다.

즐거운 소리보다는 어렵고 힘들다는 소리만 가득한 채 시작한 2009년이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끝까지 버리지 말자구요.
단념하는 그 순간, 모든 희망은 사라져 버리니까요.
저도, 여러분도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_)~

그리고..
모두 화링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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