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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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와일라잇(twilight) │ 스테프니 메이어 │ 변용란 │ 북폴리오 


얼마전 영화로도 개봉했던 <트와일라잇>을 책으로 먼저 만났다. 개봉 전부터 기대에 찬 말들을 많이 들었던 영화였지만 원래 흡혈귀를 소재로 한 뱀파이어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꽃미남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십대용' 판타지 로맨스물이라는 전문가평에 흥미가 사라져 결국 영화는 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영화가 땡기지 않은 건 포스터 속 남자 주인공이, 적어도 내 눈엔, 전혀 꽃미남으로 보이지 않았다. 어딜봐서 그가 '매려적인 꽃미남' 뱀파이어라는 건가. 달콤하긴커녕 그 표정이 무섭기만 하드만.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외면한 영화는 어느 순간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그런데도 트와일라잇 열풍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영화는 내렸지만 원작소설은 <트와일라잇>에 이어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후속편인 <뉴문>, <이클립스> 등에 의해 그 열풍은 잠들 줄 모르는 듯 했다. 내 얇은 귀가 팔랑거렸다. 그와 함께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순정만화풍의 만화 일러스트 표지를 보는 순간, 선입견이겠지만, 십대 소녀를 겨냥한 로맨스물이 가질만한 가벼움과 유치찬란함에 대한 우려가 솟아났다. 잠시,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긴지 얼마되지 않아 이내 이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조각같은 얼굴에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 백짓장처럼 하얀 핏기없는 피부색, 빨려들 것 같은 황홀한 눈빛, 감미로운 목소리, 정신을 잃을 정도로 황홀한 미소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매력의 총집합체인 매력적인 뱀파이어 에드워드에게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으랴! 그의 외모에 대한 거듭되는 찬사와 숭배에 가까운 묘사들은 조금 유치한 감이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로 에드워드의 황홀한 모습을 떠올리며 상상의 날개를 펴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었다. 더구나 위험한 사랑,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은 다소 뻔하고 상투적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서 사랑받는 소재가 아닌가. 

벨라와 에드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인간과 뱀파이어, 즉 먹잇감과 사냥꾼이라는 본질적인 관계에서 오는 고뇌와 고통, 팽팽한 긴장감과 동시에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열렬한 사랑, 그리고 그런 그들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만드는 스릴이 더해져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두툼한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들을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도 콩닥콩닥 설레고 조마조마한 스릴을 함께 느끼게 된다.

벨라는 엄마가 재혼하자 엄마의 행복을 위해 아빠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포크스로 오기로 결정한다. 전에 엄마와 머물던 피닉스의 강렬한 햇빛과 화창한 날씨를 사랑했던 벨라는 일년의 대부분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포크스에서의 생활이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벨라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으려 현재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조용하지만 사려깊은 아빠 찰리와 한 집에서 보내는 생활이나 전학간 학교에서의 친구들과 수업 등은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다. 단 한 사람, 그녀를 신경쓰이게 하는 소년 에드워드 컬렌만 빼면 말이다. 너무 심하게 잘생겨 벨라의 정신을 쏙 빼놓는 에드워드는, 그러나 성격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서 적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또 더없이 달콤한 미소로 답하기도 한다. 벨라는 그런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불만을 품으면서도 점점 그에게 빠져들게 되고 에드워드 또한 벨라에게 자신은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점점 더 그녀를 원하게 된다. 설렘과 행복, 조심스러움 걱정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은 계속 커져가고 마침내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생각지 못했던 위험이 그들을 향해 도사리고 있다.

뱀파이어와의 사랑 이야기라는 다소 예측가능한 뻔한 스토리임에도 이책은 꽤 흥미진진했다. 흔히 생각하는 뱀파이어에 대한 생각을 깨는 유쾌함도 있었고, 서로에게 빠져드는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다만 매번 벨라가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고 에드워드가 구해주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남자친구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가 되어가는 여주인공 벨라에 대한 호감이 점점 떨어졌다. 또한 운명적 사랑을 거론하는 많은 로맨스 소설들처럼 처음부터 에드워드의 환상적인 외모에 빠져 그에 대한 동경과 흠모로 시작된 벨라의 사랑은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참, 무엇보다 궁금한 건 피닉스에선 남학생들에게 거의 무시받는 존재였던 그녀가 왜 포크스에선 전학 온 첫날부터 전교생의 시선과 관심을 한몸에 받는 퀸카가 되어 모든 남학생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포크스에서만 발산되는 그녀의 매력이 있는 걸까, 설마 뱀파이어가 아닌 다른 남학생들도 그녀의 체취에 홀린 걸까. 책은 끝까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속편에서는 그 이유를 알려줄까. 괜한 쓸데없는 의문일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은 나 밖에 없을까. 아, 그렇더라도 궁금하단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와일라잇>은 무척이나 달콤하고 꽤나 흥미진진한, 다소 유치하지만 그럼에도 빠져드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오랫만에 소녀적 감수성을 발휘해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었다. 십대에서 멀어진지 (서글프지만) 오래인 내게도 이렇게 달콤하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들에게, 여자들의 모든 환상의 총집합체인 듯한 완벽남(뱀파이어라는 것만 빼고) 에드워드가 버티고 있는 이책이 인기가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들을 향하던 위험한 사건이 지나간 후 더욱 뜨거워진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2편인 <뉴 문 : new moon>의 유혹을 거부할 수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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