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이 우주가,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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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 / 칼 세이건 지음 / 현정준 옮김 / 사이언스북스
원제는 Pale Blue Dot 이다. 페일, 블루, 닷. 제목의 운율만으로도 칼 세이건의 센스를 느낄 수 있다. 그는 과학자이면서 동급 최고 수준의 문장을 구사하는 과학 저술가였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아주 좋은 소설 <컨택트>를 쓴 소설가다. 그런가하면 미신을 비롯한 불합리한 믿음들과 평생 싸웠던 논쟁가이기도 하다. 게다가 훈남이었다. <창백한 푸른 점>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소설을 제외하면 가장 낭만적인 책일지도 모른다. 읽기에 아름답다는 뜻이다.
<창백한 푸른 점>은 과학을 기반으로 한 종합 교양서다. 땅 불 바람 물 마음, 다섯 가지 힘이 다 들어 있다. 우주의 발생에서부터 시작하는 놀라운 천문학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교과서에서처럼 암기나 학습 같은 걸 할 필요가 없다. 경이로움 앞에서 시적 흥취를 한껏 뽐내는 세이건과 함께 감탄하고 또 감상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그러면 일반 교양 천문학 수준의 지식을 어느새 갖추게 된다. 테라포밍과 은하 충돌, 우주 팽창 등 수많은 개념을 설명하는 칼 세이건은 마치 성물을 만지듯, 차분하면서도 경탄을 숨기지 못한다. 거기에 아름다운 별들과 은하, 가스 구름의 사진들이 더해지면, 많은 독자들은 앞으로 이렇게 시적인 천문학 책을 만날 수 없으리라고 예감할 것이다.
...이제 태양계 밖 어딘가를 떠돌아다니고 있는 보이저 호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다. 지구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보이저호의 시점에서 보면 지구는 아주 작은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우주는 그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묘사 불가능할 정도로 넓고, 반면에 그 조그만 별에 사는 인간들은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미몽에 빠져 있다. 지구가 너무 작아서이다. 그래서 자꾸 정복하고 싶어한다. 가지고 싶어하고 뺏고 싶어한다. 반면에 거대한 우주 앞에서 사람들은 다시금 순수한 호기심을 되찾고, 경외감과 겸손함을 회복한다. 우주와 함께 그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에 대해 세이건이 말할 때, 비로소 여러분도 <창백한 푸른 점>이 왜 흔한 우주 이야기를 넘어서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과 인간을 함께 말하는 책 중에서 단연 손꼽힐 만하다. 논술 공부하고 싶은 학생도 요체크 해두기 바란다.
-청소년MD 최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