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2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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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님의 호의로 읽은 책입니다.

한나가 돌아왔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과연 이번에는 한나가 어떻게 사건에 끼여들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영리하게도 전작에 심어놓았던 이야기를 이번 편에 가지고 왔더군요. 전작의 등장인물 중에 한 사람이 피해자가 되고, 유력한 용의자 역시 전작의 등장인물입니다.  전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한나가 왜 무리해가면서 탐정노릇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혼자서는 힘에 겨운지, 리사와 안드레아가 동료로 등장합니다. ^^

이 시리즈는 한나와 그 주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실 전 한나가 노처녀인지도 모르겠어요. 암튼 성격좋지만,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없는-아니 없다고 여기는-한나는 참 귀엽고 마음씨 착한 사람입니다. 좀 엉뚱하기도 하구요. 저는 아무리 동성심이 간다고 해도 한나만큼 사건에 뛰어들 자신은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상처 때문이기도 하고 결혼할 마음이 없어서겠지만, 주위의 멋진 두 남자를 놔두고 칙칙하게 살인사건이나 해결하고 있다니 말이죠...^^; 전 이 시리즈에서 한나의 매력만 잘 느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데뷔작에서 간단히 언급되었던 관계들이 심화되고 발전되는게 보입니다. 동생과 같이 사건을 풀어가면서 동생에게 과거에 저지른 실수-컴플렉스 때문이기도 하지만요-을 깨닫고 내면에서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저도 형제라 그런지, 유달리 와닿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동생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은근히 속을 썩일 때는 저도 쿡쿡 하고 웃었습니다.

한나뿐만이 아닙니다.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안달인 어머니. 언니와 사회에 대한 인정욕구를 적당히 가지고 있는 동생 안드레아,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참하고 성실한 리사 등등...그들이 뿜어내는 앙상블은 좋습니다. 그 외 조금씩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도 정겹구요. 생각해 보니 이 작품에서 남자들은 크게 인상에 남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한나의 로맨스 상대의 두 남자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뻣뻣하게 로맨스가 진행되서 그닥 인상에 남지 않네요. 일종의 삼각관계인데도 별로 긴장감도 없고, 아무하고나 되도 상관없다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재미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는데, 우선 추리과정에서의 명백한 실수가 아쉽습니다. 전작과는 달리 초보탐정이라고 너그러이 봐주기에는 쉬운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기분입니다. 어디까지 초보탐정의 실수라고 선을 그을 수가 없는 것이라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후반부에는 왜? 왜?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이건 그럭저럭 참을만 했습니다.

그런데, 한나와 여동생이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멀리 나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호기심이 지나쳐서 짜증이 난다고 할까요? 마치 공포영화에서 호기심 많은 사람이 먼저 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수사할 때마다 조마조마 해지더군요. 게다가 쉽게 봐야할 것도 놓치고 있으니...공포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런 느낌을 싫어하는 편이라서 짜증이 났습니다.

왜 그러는지는 알겠습니다. 전작을 보신 분들은 충분히 공감하실테구요.  왜 한나가 사건을 마이클보다 먼저 해결하려고 하는지 말이죠. 저도 그런 놈들을 보면, 남자인게 부끄러울 지경이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이래도 되나라는 느낌입니다. 지나치게 진지한 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 밑에는 공동체의 행복과 결속을 위해, 다른 것들을 일부 희생하거나 훼손해도 좋다라는 식의 느낌이 전해저서 불편했습니다. 한나의 선의는 알겠는데, 과연 그래도 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물론 그렇게 못하게 한다면, 시리즈가 더 나올 수 없겠지만요 ^^

내용 외의 이야기를 하자면, 첫 작품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된 교열이 마음에 듭니다. 전작은 빌려준 사람에게서 눈에 거슬려서 못 읽겠다라는 정중한 거절을 몇 번 당한 적이 있고, 오탈자에 둔감한 저도 거슬리는 기분이었는데,  이 책은 별 문제 없이 읽었습니다. 워낙 요즘 오탈자 문제로 시끄러운 때라 민감했음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면, 좋은 거겠죠?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예쁜 레시피는 작가(와 출판사)의 섬세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그리고 주인공의 좌충우돌 사건해결기와 생활상이 교차하는 맛. 그것이 이 시리즈의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따뜻한 쿠키와 케이크가 그리워지실 겁니다. ^^  

추신) 반딧불님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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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2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책이죠^^

상복의랑데뷰 2006-09-2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책이기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