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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산티아고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11월
평점 :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무작정 걷기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생각없이 걷다보면 다리 아픈줄도 모르지만 걸으면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아무 생각 안들어서 좋을 때도 있다.
걷는 것 만큼 사람 뇌에 좋은 것이 없다고하니 앞으로도 쭉 많이 걸어볼 생각이다.
지금 여기, 산티아고를 읽게 된 이유는 산티아고를 40일간 걸어서 여행했다고 했기에 저자는 걸으면서 과연 무엇을 느꼈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가 궁금해서였다.
사람은 걷다보면 지치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 속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있는건지 나도 걷는 여행을 도전할만한건지 물어보고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배낭을 매고 떠나기 시작 한 곳은 생장드피드포르. 그 곳에서 27km를 걸어 론세스바예스로 향했다고 한다.
첫 날부터 꽤나 힘들었다고 한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아침까지도 비는 계속 되었다고 한다.
걷는 여행을 하는 이에게 비는 여행 길을 조금 더 쉽게 지치게 만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눈가지 차갑게 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첫날부터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 루트를 변경했다고 한다.
걷기 여행 첫 날부터 비가 내린다면 힘빠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저자는 달랐다. 루트를 바꾸고 첫 날부터 힘을 빼지 않기로 한다.
그렇게 마음을 쉽게 돌리는 것 조차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김장봉투를 들고가면 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져갔던 저자는 외국인에게까지 이 봉투를 빌려주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아무리 일회용이여도 여러번 사용도 가능하고 단단해서 걷기 여행 혹은 배낭 여행에 있어서 필수품이라고 생각했다.
진지하게 걷기 여행을 계획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준비물도 필요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배낭을 싸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진짜로 내가 필요한지에 대해 스스로 많이 물었다고 한다.
필요한 것 같아서 막상 넣으면 너무 무거워서 걷기에 부담스러워 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우겨서 가져왔던 코펠을 현지에서 만난 친구에게 넘기고 나니 마음이 너무 가벼워졌다고 한다.
고작 코펠 하나 뺀다고 무게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무게는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릴 줄 아는 삶도 배워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무섭지만 혼자 안개 가득한 산 속을 걸었다는 표현을 이 책 속에서 읽자마자 내가 그 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걸으면서 풀벌레 소리만이 들리고 아무도 없이 안개 속을 헤치면서 혼자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저자에게 묻고싶었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재미있는 이야기였지만 그 속에서 저자가 느끼는 것들 그리고 혼자 걸으며 하는 여행에서의 느끼는 마음과 생각들이 너무 좋았다.
지금 여기, 산티아고를 읽으면서 걷기 여행의 매력을 잔뜩 느낄 수 있었다.
산티아고가 아니여도 괜찮다. 저자는 산티아고를 골랐지만 나는 걷기 여행을 하게된다면 걷고 싶은 곳이 한 곳 생각이 났다.
그 곳을 걸으면서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나를 다독여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16년에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