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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평점 :

모두에게 특별한 한 끼가 있었을거라 생각이 든다. 어떠한 한 끼가 아니더라도 어느 요리에 관해서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서 알러지때문에 못 먹는 음식이 특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나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간장을 소량으로 넣어 요리를 만들어 먹었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간장으로 간을 맞춘 요리를 최대한 피하고 있다.
뭔가 그 때의 간장 요리가 내가 먹을 간장 다 먹은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요리에 관한 책이 아니다. 요리에 담겨있는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저자가 에세이를 적어내려갔던 것 같다.
오히려 이 에세이를 읽고나서 마음이 무거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첫 글부터 나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글이 적혀있었다. 맛있는 식당을 다 지나면서도 맛있는 것은 알지만 혼자서 들어갈 용기가 없는 사람이였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저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 행복한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함께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그 이야기에는 동의하지만 혼자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꼭 누군가와만 함께 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밖에는 될 수가 없다.
외로운 미식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할머니의 식혜가 그립다는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할머니에게 갔을 때 툴툴거리기만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툴툴거리기만하고 단 한 번도 다정하게 굴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내 마음속에는 후회가 가득하다.
그럼에도 할머니가 차려주셨던 밥상 앞에서도 투정부리던 내 모습은 이제 나 조차도 볼 수가 없다는 것이 마음이 쓰려온다.
맛은 곧 그리움이다.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던 글들은 읽기만해도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살짝 설레임이 생기기도 하고 봄이 오는 3월에 다시 읽고 싶어지는 글이 담겨있기도 했다.
저자는 먹는 것과 사람을 적절하게 이야기에 잘 담았다고 생각했다.
인생이 우리가 느끼는 맛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날은 참 쓰고 어떤 날은 지독할 정도로 달콤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오늘의 나는 어떤 맛으로 어떤 방법으로 조리를 했었던가 생각을 해보니 오늘은 적당하게 간을 맞춘 소고기무국 같은 느낌이다.
적당히 해야 할 일을 했지만 기분이 버라이어티하게 변하지도 않았으니 시원하게 그릇을 들고 마실 수 있는 소고기무국 같은 날이였다.
읽기 전에는 저자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해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고 되묻기도 했었다.
그런 저자는 나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인생은 참 맛있다라고... 저자는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책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줬던 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