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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은 날
니나킴 지음 / 콜라보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문득 익숙한 곳에서 아니면 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다.
생각이 깊어진다던지 어떤 포인트에 꽂히면 한 없이 감정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많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외로움을 느낀다던지 힘든 시기에는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 듯 하다.
나 뿐만 아니라 조금 지쳐있다면 힘들다면 누구나 책 표지처럼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싶고 숨어버리고 싶은 그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 것인지 우리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모르는 상태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나 이렇게 책으로 뭐라도 느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라지고 싶은 날>에는 워리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워리는 항상 힘들고 지치고 무기력하고 정말 어디론가 사라져 아무도 없거나 모르는 곳에 숨어있고 싶어한다.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그 감정이 너무 솔직하게 담겨져 있었다.
어느순간부터 나는 사람을 미워하게 됐고 나에게 친절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거나 혹은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해서 결국은 미움이 생기고 다시는 만나지 않게 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 미움은 내 마음을 오히려 힘들게 하고 복잡하게 만든다는 걸 모르는게 아닌데도 계속 반복하고 있다.
문득 휴대폰 메신저를 들여다보면서도 꾸준히 연락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묻는다면 솔직하게 대답하면 가족 외엔 1명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는게 바쁠까봐서 먼저 물어보면 부담을 줄까하는 생각에 먼저 배려하면서 연락을 안하는 사람도 있지만 연락처에 있어도 연락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얼마 전 너무너무 싫어하던 사람은 차단까지 해버렸지만 말이다.
책 속 주인공 워리도 마음 둘 곳이 없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마음을 100% 터놓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라면 글쎄 가족을 빼고 말하자면 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점점 더 그게 심해지는건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이 많아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하지만 모든걸 다 터놓는다면 내 모자란 부분까지 보여야하고 그게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니까 그러는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본적은 있다.
그래서 내 마음을 꼬깃꼬깃 접어서 마음 속 깊숙히 넣어버리거나 속에 마음은 가지고 있어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워리처럼 정말 내 마음 하나 둘 곳도 없다는 표현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마음의 키, 이 글에서 나는 내 속마음을 보고야 말았다.
혼자 선 그어버리고, 고리를 끊어버리고서는 누군가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내 마음은 꽁꽁 숨기고 감추고 보여주지 않으려하니 그 누가 알겠는가 싶다.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을 분명 나는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지 않는 내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내 마음을 스스로 조금 열어서 보여주는 연습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브레인 리셋이라는 글을 읽었을 땐 나도 이런 생각 했던 적 있었던걸 떠올렸다.
마음이 답답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이 뜨거워질땐 꺼내서 물로 싹 닦아주면 조금은 편해질까 조금은 깨끗해질까 혹은 아무 생각 없어질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실제론 물로 닦을 수 없지만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마음을 조금은 차분하게 만들 수 있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내 마음이 어떤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책이였다.
워리가 곧 나였다! 라는 표현이 정말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좀 더 알게되었고 너무 지쳐있기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의 마지막 문구처럼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믿음으로 뭐든 노력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