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 속으로 - 김사량을 찾아서 나남창작선 143
송호근 지음 / 나남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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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문학을 파고들어 읽은 적이 없기에
당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처음 들어보는 것과 다름없는
김사량.
북으로 갔다하여 한동안 남쪽에서는 연구가 힘들었다던
백석같은 분에 비하면 더더욱 덜 알려진 사람.

소설로 재탄생한 김사량은
남쪽에서는 월북을 한 작가, 6.25당시 종군작가였어서 금기시 되었고
북에서는 비김일성계에,
소설에서 그려지는 바와 같이 이데올로기에 복무하는
문학을 내면적으로 견디지 못한데다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참혹함 속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전쟁 당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은, 연안파들이 일본의 항복과 함께
중국대륙을 가로질러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부터
김사량의 아들인 신문기자 김봉현이
(실제 김사량은 두 자녀를 둔 것으로 추정만 됨)
아버지의 자취와 흔적을 찾는 과정이 큰 얼개인데,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낀 점은
한권 분량의 장편보다는, 스케일을 키우고 디테일을 더 살려서
대하소설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의 생이 너무 축약되어서 아쉬운 마음이랄까?

김사량의 <빛 속으로>는 일본어로 쓰여져서
아쿠타가와상 후보로 선정되었다는데
국내에 소개된 김사량의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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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민수 문지 푸른 문학
김혜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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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수는 요즘 아이 답지 않아서
중2병에 안걸린 중학교 2학년 생이고

다른 민수는 요즘 할배 답지 않아서
사춘기 소년처럼 까칠하고
좋아하는 여자앞에서 말도 잘 못꺼내네요.

그래서 어린 민수가 어른 민수보다
때때로 의젓해 보이기도 하고
어른 민수는 ‘리틀 피터‘를 보며
자기가 성취하지 못하고 지나온 것들을 깨닫기도 하는데.

민수와 민수의 이야기.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재밌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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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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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책을 덮으며 그의 연보를 다시 확인한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지 이틀 후면 만 4년이 된다, 벌써.

그와 그가 꾸렸던 밴드의 열혈매니아는 아니었으나,
그의 음악들은 나와 친구들이 자라 어른이라 불리울 만한
나이가 되기까지,
늘 주변을 맴돌던 어떤 기운이었고,
우리 사회를 향해 거침없이 밝혔던 생각들은
‘사이다‘처럼 청량한 위로가 되기도 했다.

아직은 음악이든 다른 무엇이 되었든
나누어줄 게 많은 사람이
허망하게 떠난 것이 안타깝지만.

저자 강헌이 말했듯이
나는 아직은 그의 명복을 빌지는 않고 싶다.

나는 결코 그의 명복을 빌지 않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그는 여전히 나와 같이 살아갈 것이므로,
우리가 그를 호명하고 그의 음악이 가진 감동을 나누는 한
그는 여전히 살아 숨 쉴 것이므로.

그는 개인 및 개인의 자유, 그리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만이 인생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한 사람이며,
자신이 가진 모든 무기를 동원해
그것을 위협하고 훼손하는 모든 적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고자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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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8-10-2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정말 정말 빠릅니다... 저녁에 뉴스룸 보다가 알았는데 순간 멍해졌네요.

봄날의 언어 2018-10-26 11:30   좋아요 0 | URL
뉴스에도 나왔나 보네요. 요즘 바빠서 잘 보질 못했었는데... 살아서 할 일들이 많고, 응원하는 이들이 많은 선한 사람들이 더 빨리 떠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울프 노트 문학과지성 시인선 509
정한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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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水菊



잉크가 마르는 동안 나는 사랑했네
부끄럼 없이 꺾은 꽃봉오리 한 채의 수줍음과
그 千의 얼굴을
한 꽃의 일평생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설임
열 길 물속
다 들켜버린 마음
나 사랑하는 동안 시들고 비틀린
열매 없는 창백한 입술들이여
똑같은 꽃은
두 번 다시 피지 않는 것을;

이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되었으나
세상은 언제나 완전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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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명쾌한 진화론 수업 - 생물학자 장수철 교수가 국어학자 이재성 교수에게 1:1 진화생물학 수업을 하다
장수철.이재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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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든 표지는 몇 가지 정보를 담고 있는데,

제목이나 부제가 주는 호기심 때문이거나, (읽어 보고싶다!)
이미 읽어본 저자의 다른 저서이거나 (반갑소!)
때로는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무작정 고르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는 제목, 더 정확히는 부제 때문에 집어든 책.
‘생물학자 장수철 교수가 국어학자 이재성 교수에게
1:1 진화생물학 수업을 하다‘
이런 부제의 제목에 혹해서 책을 고른 사람의 다수는
국어학자 교수님 입장에 감정이입을 한 상태라 봐도 되려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소감.
아주 명쾌하다고 했던 진화론, 진화생물학은
명쾌함과 오묘함과 모호함의 경계를 마구 넘나들고
독자의 무지에 그 원인이 있겠지만
어떤 진화론 관련 책을 읽더라도
무난히 개념이나 용어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는
장수철 교수의 말이 상당부분 거짓말(^^)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진화론의 탄생과 역사, 기본 개념,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 책들은 계속 꺼내서 읽고
다른 비슷한 책들과 비교해가며 읽고,
리처드 도킨스나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들도 찾아 읽고,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고 덧붙임.
장수철 교수가 수업을 하고
이재성 교수가 수업을 듣기는 하지만
공동저자 이재성 교수의 역할이 너무 적다. 국어학자임을 내세울 필요도
딱히 없어보이기도 하고.
부제에 ˝낚여˝ 책을 고른 자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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