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친구가 고향에서 올라와 어제 오늘 신나게 놀았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김치참치찌개에 갈치구워 밥 먹여주고(옆에서 같이 먹고), 점심은 메뉴판닷컴에서 맛집까지 검색하여 또 맛있게 먹여주고(옆에서 신나게 같이 먹고 -.-) 겨우 차를 태워 내려보내고 나니 저녁 6시. 그래도 저녁은 굶을 수도 있고, 뛸 수도 있겠구나 안도를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컴텨도 하고, TV도 보면서 슬슬 뛰러 나가볼까 기다리던 참에 울리는 전화 한 통. 친구다.

"뭐해~" (불안하다)
"엉... 그냥 있어."
"나 우울해" (설마 했던 바로 그말)
"..."
"나 지금 만나 줘."(올 것이 왔구나...)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특별한 건 아닌데, 그냥 우울해.."

아, 만땅 뛰고 션하게 씻고 배고프기 전에 자야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9시가 다 되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갔다. 생맥주 3잔에 과일안주는 구경만 하고, 친구 새로 옮긴 직장 얘기며 연애문제에 말 되지도 않는 조언이랍시고 지껄이고 나니 11시가 되었네.

집에 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래도 뛰어야 한다. 뛰어야 해.

조깅화를 갈아신고 밖으로 나가 급한 마음에 뛰다보니 딸국질이 난다. 술도 먹었겠다. 바람도 시원하겠다. 횡경막이 놀란 모양이다. 일곱 걸음 뛸 때마다 한번씩 딸국질을 해대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래도 뛰다가 걷다가, 평소의 코스를 다 돌고는 왔다. 마음만은 위안이 된다. 몸무게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었겠지만. -.-

가혹한 주말이 지났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흐억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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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6-1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나..달리기 열심히 하신거 마신 술이 배로 안가게 하는 효과밖에 못 보겠군요..

비로그인 2004-06-14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ㅋㅋㅋㅋ

sunnyside 2004-06-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그러게 말이에요.
폭스바겐님, 저를 계속 비웃어 주세요. 흑.

진/우맘 2004-06-1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딸꾹질하며 뛰는 서니님을 떠올리니....ㅋㅋㅋㅋㅋㅋ

水巖 2004-06-1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리고 자기가 정한 목표를 향해서 뛰는 서니님도 아름답다.

sunnyside 2004-06-1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