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재료는 몰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 ( 142쪽 )


저자 엄정순이 아이들과의 수업에서 사용하는 미술 재료, '점토'에 대해 하는 말이다. '좋은 재료, 몰입'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바다.
이제껏 나는 (동일 비용이라면) 많은 양을 제공하여, 마음대로 자유롭고 가지고 놀아라ㅡ라고 말을 했었다. 그런데 저자의 저 말을 듣고 보니,  고품질 고가의 재료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엄정순은 서양화과,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으로,  어느 해 맹인학교의 아이들과 연을 맺게 된다.
그 후 자원봉사 겸으로 맹인학교에 미술 수업을 하러 간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 시각장애인, 맹인에게 미술수업이라니?
지금도 약간 당혹스럽지만, 그 당시에는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이 책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는 저자가 '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 시력이 약하거나 전혀 없는(전맹) 아이들과의 만남, 그 아이들과 미술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1996년 시작했다는  '우리들의 눈' 프로젝트는 영어로  Another way of seeing 이며, 서로의 보는 방식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코끼리 만지기  touching an elephant '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계획과 준비과정을 보면서, 그 열정에 감탄하게 된다. 코끼리를 섭외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동물원에 연락해보고, 거절당하고, 다시 또 알아보고.

오프라 윈프리에게 '코끼리가 필요하다'라는 편지를 쓸 생각까지 한 저자.  ( 다행히도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  눈으로 직접 코끼리를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를 실행했다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진 수업(?), 음악과 함께하는 오감 수업 등 정말 다양한 결합을 하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맹인 예언가 '테이레시아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테이레시아스의 보이지 않는 세계, 하지만 보이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시력이 약한/시력이 없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힘들겠지만, 반면 그들만이 볼 수 있는 보이는 세계가 있을 것이다. ( 예를 들어, 불을 끈 깜깜한 밤에 이불 속에서 전자책을 읽는 것 / 어둠과 빛을 빠르게 교차시키는 상상으로 '반짝거림'을 상상해 보는 것 등 )

서로 보는 방식이 다르다,라는 말을 떠올려보며, 다양한 오감 수업의 장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사진 참고 블로그 : http://xena03.blog.me/2212198848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