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자! 푸른도서관 79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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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처음부터 흥미롭다.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청소년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었구나,를 이번에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진희'의 <데이트하자!>는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이지만 각자 따로인 이야기가 아니라,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연관되며 교차된다. 그리고 맨 처음의 글 <사과를 주세요>와 <가출 기록부>는 노란 리본, 팽목항과 연관이 있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14살에서 19살에 이르는 청소년들이며, 이들의 일상 / 학교생활/ 미래의 꿈에 대한 고민 / 가족과의 이야기가 나온다.   무겁지 않고, 비교적 경쾌하고 발랄하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주제인 '세월호, 노란 리본, 팽목항,  가출, 치매, 알츠하이머, 배우 지망' 등을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1. <사과를 주세요> 
고2 18살 '한의지'는 교복 앞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다. 그것이 못마땅한 수학은( 수학선생님을 이 책에서는 수학, 국어선생님을 국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것을 제지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의지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다.  ( 개나 소나 ... /  아버지한테.... )

'준법 투쟁'을 택한 '의지'는 수업도 꼬박꼬박 잘 들어가며,  쉬는 시간을 활용해서 1인 피켓 시위를 한다.   "사과를 주세요"라고.

'한의지'가  '공태오'와 나누는 대화,  "사과, 시간, 종이컵 /  사과의 딜레마, 엄기호의 글"등이 무척 인상 깊었다. 



 ㅡ 고통은 순간이 아니기에 사과도 순간이 될 수 없다. 사과는 시간을 들여 반복, 지속해야 하는 행위다. 우리는 잊고 묻으려고만 하는 사과에 저항해야 한다.   
 





2. < 데이트하자 ! > 
'공태오'의 여동생 '공나래'의 이야기.

14살 나래는 태성중 3학년 나수현을 짝사랑 중이다.  '나수현'과의 데이트를 꿈꾸며 있던 나래는,  "데이트하자! / 배드민턴 치자. /샌드위치 먹자. "라고 말하는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대체적으로,  (14살의 나라면)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면 피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래는 그 이상한 할머니와 배드민턴을 치고, (수현 오빠와 먹으려고 싸온) 샌드위치를 나눠 먹는다.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소녀임은 틀림없다.

나수현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찾으러 나서게 되고, 할머니를 만나게 되지만 '우리 할머니'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자신이 속상하다.


3. < 삐딱이를 만났어 >   
'나수현'의 반 친구이자, '공나래'의 사촌 언니인 '서이유'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쌍둥이 동생 '서해밀'.  해밀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이유가 만난 사람과의 이야기.  '이유'는 자신 안에 있는 '나름 모범생'과 '삐딱이'를 만나게 된다.

Forten  포텐이동형 청소년 쉼터, 라고 하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4. < 가출 기록부 >  
다시금 가출(? 여행?)을 하게 된 '서해밀'.

해밀은 '팽목항, 세월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당연하게 기대해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전에 Forten에서 만났던 '분홍 비니 형'을 만나게 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ㅡ "112에 신고하면, 119를 부르면,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기든 즉각 달려와서 도와주고 살려 주는 건 줄 알았어요. 그게 당연한 거잖아요.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 당연한 거지. 그래야 정상인 거지."

 


 


5. < 짝사랑 만세 >   
'공태오', '한의지'와 친구이며,  '나수현'의 형인 '나재현' 이야기.

19살, 고3이 된 재현은 자신의 진로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할 것인가??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고 싶은 재현과 결사반대하는 부모님.

엄마는 가족 투표를 제안하고,  7주일간의 선거기간이 주어진다.  

끝부분이 굉장히 유쾌했는데,  엄마가 가족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의남매, 반칙'과   재현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의남매'들 부분은 무척 유쾌 발랄했다.


ㅡㅡㅡㅡ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그들은 점차 나이를 먹어간다.  <사과를 주세요!>에서 고2이던 '한의지'  <짝사랑 만세>에서  19살 고3이 되었다.

14살, 16살, 18살, 19살.  10대지만 각자 다른 나이가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정말 유쾌하게 풀어놓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이토록 쉽고 편안하게 접하게 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태오, 의지, 재현은 이제 20살이 되어서 10대를 벗어나겠지만,   수현, 해밀, 이유, 나래는 아직 몇 년의 이야기가 더 있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 혹은 이 아이들과 관련된 다른 이의 이야기라도 좋다. )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1084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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