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비밀번호! 다림창작동화 11
문정옥 지음, 이덕화 그림 / 다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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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과 표지의 그림만 보았을 때는, 개구쟁이 9살 소년이 비밀번호를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하는 그림과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 <안녕, 내 비밀번호!>를 다 읽고나니, 표지의 그림이 다시 보인다. 특히, 소년의 가슴속에 있는 노란색 네모난 칸들과 크게 있는 물음표(?)가 눈에 다시금 들어오게  되었다.



초등학교2학년,  두리의 가족은 엄마, 아빠, 18살인 형, 20살인 누나, 그리고 9살인 두리, 모두 다섯명이다.
요즘 보기 드문 삼형제이고, 게다가 두리는 형,누나와 나이터울이 꽤나 많이 난다. 그래서 형과 누나는 두리를 '꼬마'라고 부르는데, 두리는 그 말을 듣는 것이 무척이나 싫다. 2학년이 되었으니, 이제 '형아'인 두리인 것인데, 두리의 형과 누나는 여전히 두리를 '꼬마'라고 부르고 있다.



두리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모두들 각자의 비밀번호가 있고(휴대폰 등등), 또 공통의 비밀번호를 알고있다. ( 집 현관비밀번호, TV 비밀번호 등 )



하지만 두리는 작년 8살때,  현관비밀번호를 누나의 친구들에게 알려준 실수를 한 이후로,  집 현관 비밀번호조차 모른채, 카드키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2학년이나 된 두리는 몹시 못마땅하다. 두리도 집의 공통 비밀번호를 알고 싶어서 투정을 부려보지만,  가족들은 두리에게 '아직은 비밀번호를 알려줄수 없다'라고 한다.


무척이나 속상한 두리는 ,
집 공통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면, 두리 본인만의 비밀번호를 갖겠다고 다짐하게 되고,  '마법사처럼' 자기 자신에게 비밀번호를 건다. 



(자신만의 비밀번호가 생겨서) 말이 없어진 두리는, 학교친구들의 얼굴도 '더' 자세히 보게되고, 이야기도 '더' 잘 듣게 되니, 더욱 재미나고 신이 난다.
 
 
어느 순간 두리는 자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게 되고,  그 이후부터 두리는 전혀 재미있지가 않다.
자신만의 비밀번호를 알면서 상황을 통제하는 것과,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고서 생긴 불안,초조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예전에 이와 유사한 내용의 책을 본적이 있다.
아주아주 과묵한 아버지가, 가족들과 전혀 대화를 하지 않고, 어느 순간에는 아버지가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나오지 않아 좌절하고 만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두리의 비밀번호를 갖고 싶어서 생긴 좌충우돌로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볼 수 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발달이 좀 늦거나, 자신만의 세계속에 있는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들 말이다.
어쩌면, 이런 아이들의 가슴속에 '자신만의 비밀번호'가 있어서, 두리처럼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두리가 자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듯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두리가 비밀번호를 잊고서 무척이나 불안, 초조했을 때,
가족 중 누군가가 의도치않게 두리의 비밀번호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된다.
두리는  그 '힌트'를 받고서,  정말로 정말로 기뻤을 것이다.
그리고 두리는 생각한다.
'내 비밀번호니까, 내가 풀어야 해'라고.



내 아이의 마음, 노란색 상자에는 어떤 비밀번호가 있는지,
어떤 것인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겠다.



***  한우리 book cafe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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