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꽃 피렌체 - 건축.역사.미술 기행 에세이
리사 맥개리 지음, 강혜정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피렌체의 대표적인 광장-피아차들을 통해서 이 도시를 소개한다. 유럽의 광장은 단순한 공터일 뿐 아니라 도시의 응접실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광장 주위로는 근사한 건물들이 있고 쉬기 좋은 카페들이 있으며 사람들이 모이고 때로는 장이 열리기도 한다. 피렌체의 광장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광장들 각각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고 이야기와 역사가 있다. 피렌체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인 저자는 피렌체 토박이와 도시를 방문하는 여행자의 중간적 입장에서 피렌체 광장들의 매력을 들려 준다.
크지 않은 도시(관광객들이 주로 돌아보게 되는 이른바 첸트로 스토리코Centro Storico-우리 말로 풀자면 역사적 중심지 정도 되겠다-는 걸어서 30분 이내의 반경에 위치하고 있다)라서 그런가, 광장을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 지역을 소개한 것이지만 결국은 도시 전체를 거의 커버하고 있다. 미술과 건축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역사적 사실들도 빼놓지 않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그곳에서 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일상의 모습들을 전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 멋없을 정도로 크기만 하고 삭막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던 팔라초 피티의 광장이 ‘피티 해변’으로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산토 스피리토의 밋밋한(그러나 아주 인상적인) 회벽을 캔버스 삼아 펼쳐진 파사드 공모안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광장을 둘러싼 역사적 건물들뿐 아니라 주변의 카페든가 맛있는 식당, 특색 있는 가게를 소개해 주는 데도 소홀하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문화에 관한 읽을거리일 뿐 아니라 관광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도 제법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피렌체에 살고 있는 사람의 경험담들은 나를 죽도록 부러워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겠다. 1년 정도 만이라도 피렌체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읽는 내내 되뇌이게 되는 책이다.
내용은 좋지만 다소 개성 없는 우리말 제목(피렌체를 ‘꽃’에 비유하는 것은 이제 좀 식상하다. 원제인 피렌체의 광장들 쪽이 나은 것 같다)과 그림 지도 설명에 한글이 깨져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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