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
헨리 제임스 지음, 최경도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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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는 미국 출신이나 유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결국은 영국으로 귀화한 인물이다. 그의 그러한 이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제임스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단편집을 읽은 이후로는 이 책이 처음인데, 19 세기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틀림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세계 미국과 유럽을 대비시키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것이 한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구혼하고 배반당하는 멜로드라마의 형식에 녹아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성공한 사업가인 주인공이 새로움을 찾아 유럽에 여행 와서 겪게 되는 사건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결혼이라는 인생의 대사를 사이에 두고 대서양 양쪽의 사람들이 어떠한 가치관의 차이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하며 노력의 결과로서의 성공을 믿는 미국인 뉴먼과 그가 결혼하려는 프랑스 구귀족 가문의 신분관념은 너무나 다를 수밖에 없다. 뉴먼은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재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그것만으로 굴복시키기엔 구세계의 관념들은 너무나 복잡하다.

이 낯선 세계에서의 좌절은 그에게 분명 무언가를 배우게 했을 테지만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그가 이 복잡한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임스의 문장들이 쉽지 않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리고 이 책의 번역은 도저히 읽을 수 없었던 <여인의 초상>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때때로 얼른 의미가 파악되지 않는 문장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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