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에의 초대 - 엘리스 피터스 추모소설
맥심 재커보우스키 엮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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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이 추모집이 헌정된 작가인 엘리스 피터스의 작품을 그다지 많이 읽지 않았다. 아마 한 두 권 정도, 그나마도 별로 많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도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단편 추리소설들이 주는 속도감을 좋아하고 현재가 아닌 역사적 과거들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끌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로마 시대의 고대로부터 19세기 말의 오스트리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대가 등장한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도 인간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바로 그 점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추리소설이라는 면으로 보자면, 물론 각 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치는'그러한 반전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듯하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들이라면 범인을 눈치 챌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나는 오히려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보다 신인이라고 소개된 데이비드 하워드의 <위대한 브로고니>를 인상적으로 읽었다. 이 작품 역시 결말을 예상 가능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인간의 선과 악, 모르는 사람들에겐 호의를 베풀수 있어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겐 지옥 같은 적의를 품게 되는 그 아이러니가 절묘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번역상의 불만을 이야기하자면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몇 작품의 인명들이 모조리 영어식으로 발음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오빌리오? 클로디어'의 경우 로마인인 주인공의 이름이 '클라우디아'가 되어야 함에도 제목부터 '클로디어'로 되어 있다. 역사적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독자가 그 시대적 분위기에 빠질 수 있게끔 번역도 신경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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