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의 꿈 : 1600-1750년 사이의 건축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04
프레데릭 다사스 지음 / 시공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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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의 역사에서는 때때로 부정적인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 하나의 양식을 부르는 말로 굳어지는 일이 일어난다. 고딕(고트족의 형태처럼 야만스럽다는 의미에서)이 그렇고 이 책에서 다뤄지는 바로크, 뒤를 잇는 로코코 양식이 모두 그런 경우이다.

이 책은 150년에 걸친 서양 건축의 변천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는 후기 르네상스-매너리즘 시대부터 로코코가 탄생할 즈음까지의 시대를 아우른다. 저자는 건축의 용도별(종교건축, 궁전, 사저 등)로, 그리고 유럽의 각 지역별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살펴 보고 많은 예를 들어 바로크의 특징적 형태들을 고찰한다. 그리고 그런 고찰을 통해서 이 양식이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조롱거리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르네상스의 완전성에 비한다면 이 새로운 양식은 비틀리고 꼬여 있으며 불필요한 장식을 덕지덕지 붙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함, 연극성이야말로 이 시대의 예술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마지막 장의 바로크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서 우리는 하나의 사조를 명확히 정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때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들을 하나의 틀로 묶기는 매우 어려우며 이전의 유산들과의 연속성 속에서 변주되는 양식의 변화를 알아차린다는 것이 언제나 가능하지는 않은 것이다.

도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바로크 건축이 어떤 것이란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자료들을 실어 놓았다. 그러나 건물의 이름에서 현지어와 프랑스어가 섞여 있는 것이 좀 거슬렸다(예를 들면 로마의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를 프랑스어 식으로 '생장드라트란'으로 표기한 경우 등.). 번역시에 좀 더 신경 써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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