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전파 아트 라이브러리 12
팀 베린저 지음, 권행가 옮김 / 예경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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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상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림을 읽는다'는 표현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기존 도상학의 의미들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 에게도 책에서 이미지를 읽어 나가는 방식은 새롭고도 흥미로운 무언가를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예술은 시대의 반영이지만 우리는 짧은 시대에 영국에서 일어난 한 예술 운동을 통하여 그 시대의 여러 문제들을 읽어나가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거기에는 계급과 젠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환경의 문제, 종교적 논쟁 그리고 제국주의의 문제까지도 포함된다. 저자는 이런 여러 쟁점들이 그림 속에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를 쉽고도 깊이 있게 해설해 준다. 거기에 그림의 맥락에서 소개되어 있는 화가들과 평론가들의 전기적 사실들도 우리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라파엘 전파의 화가들이 왜 자연에 그토록 큰 관심을 가지고 '자연에 충실'하려고 애썼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19세기,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환경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빅토리아 시대의 문인들에게서도 느끼는 바이지만 환경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인식과 그로 인한 동시대인의 죄책감이 자연에 대한 예찬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풍부한 색채를 자랑하는 그림들이 가득해 도판을 보는 즐거움도 컸지만 때때로 논의되는 세부를 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들어간 삽화에서는 설명과 대조해 보기가 힘든 게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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