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결혼 - 20세기 관점에서 새롭게 쓴 그리스 신화
로베르토 칼라소 지음, 이현경 옮김 / 동연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들은 아주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들이 불핀치 등 몇몇 작가들의 신화 서술을 토대로 하고 있어 알려진 이야기들만이 되풀이 될 뿐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새롭다. 저자의 엄청난 박식에 기가 질리기도 하지만 신화의 자유로움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진행되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된다.

칼라소는 신화를 하나의 정전으로 파악하기를 거부한다. 대신 그는 하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나타나는가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아리아드네라는 한 여인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이렇게, 혹은 저렇게 서술되는지를 보게 된다. 이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 사람들에 의해 공유될 때의 자연스런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신화 속 이야기만을 들려 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아는 이야기들에 대한 분석적 내용이 더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관계로, 신화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수많은 이름들 틈에서 미아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때때로 매우 시적이고 암시적인 서술로 인해 이해가 쉬운 책도 아니다. 그러나 신화의 이해를 넓히고 싶은 분들께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