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빙거 세계 - 한 뿌리에서 나온 프랑스와 독일
패트릭 기어리 지음, 이종경 옮김 / 지식의풍경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사 시간에 스치듯 지나갔던 이름으로만 남아 있던 메로빙거 왕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럽 왕가들의 계보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카롤링거 왕조로부터 프랑스와 신성 로마 제국의 독일이 형성되었고,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것이 메로빙거 왕조였기 때문에...

최근의 역사서들은 중세를 고대와 르네상스 사이의 암흑, 잊혀진 심연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책 역시 샤를마뉴로 대표되는 카롤링거 르네상스 이전의 우둔한 바바리안들의 왕조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메로빙거 시대의 어두움에 의문을 던진다. 즉, 로마 문명의 폐허에 자리잡은 야만인들의 왕조라는 이제까지의 시각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로마 몰락과 바바리안들의 유럽 사이의 시기에 그 두 이질적 문명은 상당한 동질화를 진행시켜 왔으며 그러한 결과로 생긴 것이 새로운 유럽이며 이것은 로나의 바바리안화-바바리안들의 로마화라는 양면적 변화의 형성물이지, 칼로 무우 자르듯 어느 날 갑자기 생성된 것이 안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미국인인 관계로 유럽의 역사에 대해 객관성을 갖고 볼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프랑스도 독일도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쉽사리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메로빙거 왕조야말로 로마 제국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유럽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개설서의 성격상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해도 논의들이 깊게 다루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지만 거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시대의 역사를 훑어 볼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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