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사의 눈부심 - 문학세상 외국소설선 1
쥴퓨 리반엘리 지음, 이난아 옮김 / 문학세상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으로 읽어 보는 터키 소설이었지만 단순히 이국적인 분위기만을 느끼게 하는 소설은 아니었다. '비잔티움 제국사'에서 느꼈던 음모와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이야기들을, 이번엔 소설로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은 좀 후대이지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탄을 모시는 환관의 시점으로 서술된 이 이야기는 권력의 마성에대한 소설이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인간성을 잃어가는가, 그리고 권력욕 앞에서 우리가 '천륜' 이라고 믿는 것들의 가치가 얼마나 허무하게 사그러드는가를 보여 준다.

황제가 되고 나면 찬탈 음모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명분 하에 자신의 남자 형제를 모조리 죽이는 술탄, 기분이 나쁘다는, 혹은 너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죽이는 이 절대 권력자의 모습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간을 악마적인 존재로 만든다는 걸 볼 수 있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한 사회이기 때문에 소설 속의 술탄이 자기 아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로 마음 먹는 것은 매우 의외였다. 죽음의 터널을 두 번째 통과하면서 권력의 허무함을 깨달은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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