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대변인 1 - 엔더 위긴 시리즈 2 엔더 위긴 시리즈 2
올슨 스콧 카드 지음, 장미란 옮김 / 시공사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일단 이 책은 전작 '엔더의 게임'을 읽고 나서 읽는 편이 좋다는 말씀을 드린다. 물론 그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데 어떤 지장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엔더의 게임'을 본다면 그 책의 재미가 반감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 소설은 SF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좋은 소설이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여기'의 문제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다름과 차별의 문제, 문화제국주의, 세계화의 문제 등, 점점 하나의 문화권, 하나의 생활권이 되어 가는 우리 세계의 문제들 말이다.

도대체 인간이 자기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가?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되는 수준의 이해조차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이 기묘한 종족인 피기들은 고사하고라도 우리는 외국인, 피부색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쉽사리 우리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려 한다. 그래서 무슨 때만 되면 우리의 개고기 문화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고.

이 책에서 가장 편협해 보이는 인물인 주교조차도 그런 우리들 대부분보다는 넓은 마음을 가졌다. 인간이 최소한의 관용이라도 갖기 위해서는 엔더처럼 3000년을 살아야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를 상상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며 그 세계의 수수께끼가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 또한 강하다. 높은 수준의 문화와 낮은 수준의 문화가 만났을 때의 충격, 타자의 문제 외에 한 가족의 상처와 그 상처를 치유하는 진실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도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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