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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니의 자서전 1 - 찬란한 예술 험난한 인생
벤베누토 첼리니 지음, 최승규 옮김 / 한명출판사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 시대(16세기) 예술가들의 경우엔 특히 그런 것 같다. 친퀘첸토와 세이첸토 사이에 정말 많은 '천재'들이 나타났었고, 첼리니는 그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아니지만 이 자서전으로 인해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시대 미술가들은 오늘날 우리가 '예술가'의 이미지로 떠올리는 인간형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시대적 분위기가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이들은 때때로 놀랍도록 폭력적이고 질투심에 가득차 있으며 범죄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또 최고 권력자들과 맞닿은 삶을 살기도 한다. 피렌체의 금세공사이자 조각가인 첼리니 역시 그런 인물들 중 하나였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들은 벤베누토가 어떻게 자기 자랑을 늘어 놓고 어떻게 자기 경쟁자를 깎아내리는가(아주 근거가 없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또한 예술의 소비자인 권력가들이 얼마나 인색하게 예술가들을 대우했는가 하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흥미로운 책에 별을 세 개밖에 주지 않은 것은 번역 때문이다. 솔직히 읽기 괴로운 수준이었음을 밝혀야 겠다. 이탈리아 어 원본이 아닌 영어 번역본의 중역인데, 그나마 우리 말로 제대로 옮기지 못해 읽으면서 의미를 유추해야 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주까지도 그냥 영어본에서 옮겨 놓은 역자의 무성의에는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