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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실 - 제5복음서의 숨겨진 비밀 ㅣ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3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8월
평점 :
신약을 이루는 네 개의 복음서는 모두 예수 사후 최소 50년이 지난 후에 쓰여졌다. 결국 그때까지 전해내려오던 이야기를 정리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렇다면 그 네 복음서의 토대가 되는, 이제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원복음서'의 존재를 가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러한 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그 알려지지 않은 복음서는 엄청난 비밀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각자 다른 이유로 먼저 이 문서를 차지하려는 집단들간의 암투가 벌어진다. 교황청, 오르페우스 기사단, 그리고 회교도들.
이 소설은 고문서학자들과 콥트 문서, 지식을 추구하는 기사단 등의 등장으로 지적인 포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철저한 대중 소설이다.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물론 책이 가져야 할 미덕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약간 실망하며 책을 내려놓게 될 것이다. 더우기 번역본 제목의 '레오나르도'에 유혹되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더욱 그러할텐데, 이 작가의 전작에서 미켈란젤로가 직접 등장하진 않아도 중요한 인물, 내재적인 주인공 역할을 하는데 비해, 이 책에서 레오나르도의 역할은 보잘것 없기 때문이다.
책은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만약 이런 결말에 흥미가 있다면 사라마구의 <예수 그리스도의 제2복음>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재미는 덜할지 모르지만 주제의식은 훨씬 묵직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도 많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