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me - Daydream Anonymous
인 미 (Inme)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구입한 InMe의 세번째 앨범입니다. 영국 출신의 3인조 밴드로 보통 얼터너티브/포스트 그런지로 분류되는 것 같지만 이 앨범에는 보다 복합적인 요소가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스타일도 보통 포스트 그런지라는 장르에서 떠올리는 것보다 테크니컬하구요. 기타, 베이스, 드럼에다가 기타리스트가 보컬을 맡고 있는 록 밴드의 가장 기본 구성이랄 수 있는데 트윈 기타가 대세인 요즘의 상황으로 보면 좀 허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앨범에서 들려주는 사운드는 빈틈 없고 테크니컬합니다. 물론 이런 사운드를 라이브로도 들려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말이죠. 아마도 이런 문제 때문인지 네번째 앨범을 준비중인 가운데 기타리스트를 한 명 더 영입한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사실 제가 들은 이들의 곡은 이 앨범이 아니라 전작인 2005년의 [White Butterfly]의 곡들이어서 어떤 앨범을 살까 좀 고민했는데 이 앨범을 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옥수수밭의 허수아비와 까마귀가 그려진 커버 아트웍이 주는 스산하면서도 뭔가 의미심장한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White Butterfly]를 전곡 다 들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제가 들은 곡들로 판단하기에는 두 앨범 간 차이가 좀 있는 듯 하고 그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는 괜히 이 앨범을 샀나 하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너번 듣고 나니까 이 앨범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고 요즘은 매일 한 번씩 듣게 되는군요.

가장 큰 매력은 곡 여기저기서 번뜩이면서 출몰하는 액시드한 기타 사운드인 것 같아요. 이 개성 있는 기타 사운드는 첫 트랙 ‘Myth & Photograghs’부터 전면에 등장해서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거기에 세련되면서도 쉽게 기억되는 매력적인 멜로디가 더해지죠. 연주가 테크니컬하고 날카로우며 드라이한 반면 Dave Mcpherson의 보컬은 파워풀하면서도 멜랑콜리가 느껴지는 목소리여서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In Loving Memory’인데요, 라임처럼 상큼하고 톡 쏘는듯한 기타 인트로도 멋지고 이어지는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과 신나는 코러스 부분, 그 사이에 섬광처럼 끼어드는 기타 플레이와 엔딩의 스크리밍까지 모두 매력적인 곡입니다. 반복적인 코러스로 단순한 구성이지만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로 처음부터 익숙한 느낌을 주는 ‘I Won’t Let Go’도 좋고(이 곡은 어쿠스틱 버전이 보너스 트랙으로 실려 있어요)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의 ‘Rain Drops on Stones’, ‘A Toast for Broken Glass’같은 곡들은 다소 프로그레시브한 분위기마저 풍기는 멋진 곡들이에요. 이 앨범의 단점이라면 슬로우 템포의 곡들이 좀 많다는 것인데 물론 그 곡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보너스 트랙을 제외한 13곡 중 네 곡은 역시 많다는 느낌이 드네요. 두 곡 정도였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어쨌든 이 앨범이 맘에 들어서 [White Butterfly]도 살까 생각 중입니다. 라이센스로 나와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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