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박태순, 촹석영 외 20, 민중을 기록하라-작가들이 발로 쓴 한국 현대사:전태일에서 세월호까지(실천문학사, 2015)

1970년대 전태일부터 2000년대 세월호까지, 부제가 알려주듯 40년 동안 한국의 현대사를 당시를 살았던 작가들의 르포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역사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현장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놀랐던 것은 1991년의 당시의 기록을 발견한 것인데, 이원규 선생이 쓴 기수이다. 이 글을 먼저 봤다면 소설을 좀더 찰지게 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구나 다시금 느꼈다. 그동안 읽은 르포를 정리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한 책이기도 하고. 이제 좀 덜어내고 소설 속으로 들어가야겠다. 당분간 나를 해방시키는 형태로 소설 속에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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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안재성, 거짓말잔치-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전말기(주목, 2015)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그림책 '앵무새의 부활'은 이런 이야기다. 부글부글 냄비가 끓는 걸 보던 앵무새가 도대체 냄비 속에 무엇이 있나 궁금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다가 그만 냄비 속에 빠지고 만다. 앵무새 친구를 잃은 소녀가 운다. 그 모습을 보던 오렌지가 스스로 껍질을 벗고 자신을 소녀에게 바친다. 불꽃이 자신을 후회하며 스스로 불을 꺼버린다. 돌멩이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벽에서 빠져나온다. 나무가 부르르 떨며 잎을 떨군다. 지나가던 바람이 잎이 없는 나무의 슬픔에 몸서리를 친다. 바람은 창을 열고 나가 이 슬픈 소식을 하늘에 전한다. 소식을 들은 하늘은 하얗게 질린다. 그 하늘을 한 신사가 누워서 바라본다. 신사는 슬픔으로 입을 다문다. 도자기를 만드는 남자가 입을 다문 신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궁금해 한다. 그리고 신사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가 끝나자 도자기를 만드는 남자는 모두의 슬픔을 하나하나 모아 슬픔을 정성껏 빚는다. 그가 빚은 도자기는 불꽃과 하늘과 나뭇잎과 돌멩이와 오렌지의 빛깔, 인간의 말과 눈물과 세상을 향한 창을 갖고 바람을 타며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앵무새의 부활이다. 새벽에 "거짓말 잔치는 끝났다"는 안재성 선생의 글을 보며 저 앵무새의 부활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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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허소희, 김은민, 박지선, 오도엽, 종이배를 접는 시간-한진중공업 3년의 기록(삶창, 2013)

201116일 새벽 310, 그리고 20111110일 오후 3. 누군가는 그 시간 동안 309일의 시간 동안 허공에서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본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쌓여 있을까. 7년 동안 찬바닥에서 잠을 잤다는 그녀 앞에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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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창근, 이창근의 해고일기-쌍용차 투쟁 기록 2009~2014(오월의봄, 2015)

해고는 살인이 되었다. '같이 살자'는 외침은 '같이 죽자'는 구호가 되었고, 해고자는 그 위에서 하루하루 일기를 쓴다. 해고일기다. (고등학교 때 보았던 유동우의 어느 돌멩이의 외침이 다시 보고 싶은데 책을 구할 수가 없네.) 그 많은 죽음을 껴안고 싸우려면 경제적인 손해배상이나 그 심리적인 압박을 어떻게 견디겠나. 해고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해고자들의 투쟁은 한국에만 있다는 '장기투쟁'으로 치닿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싸우고 견딘다. 노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문제가 되고 우리들 일상의 문제가 된다.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이창근은 굴뚝 위에서, 또 굴뚝을 내려와서 그들과 연대하는 투쟁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만의 기록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 이것이 사회적 공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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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노동자역사 한내, 해고는 살인이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한내, 2010. 1)

반면 노동자역사 한내에서 시급하게 펴낸 쌍용자동차 77일 옥쇄파업(2009522~86)의 기록을 보자. 시급하다는 건 옥쇄파업 이후 4개월 만에 투쟁백서가 나왔기 때문인데, 나는 시급하게 취해진 이 기록의 의미를 전달받는다. 쌍용자동차의 투쟁이 혼탁한 양상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그들의 투쟁을 독려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이 책은 하고 싶은 것이다. 일간지 기사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그들의 투쟁 과정의 처절함이, 그리고 이 투쟁이 한국사회에 미칠 파장이 전달된다. 옥쇄파업의 성과는 이후 금속노조의 투쟁 방향이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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