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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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또는 죽음에 대한 언급)은 인간을 사랑스럽고 애처롭게만든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환영적인 조건, 즉 그들이 행하는 각각의 행동은 마지막 행동이 될 수 있고 꿈속의 얼굴처럼 희미해져서 지워지지 않을 얼굴은 하나도 없다는 것 때문에 동요한다. 그렇게 죽을 운명의 모든 존재들에게는 모든 것이 회복할 수 없고 불안한 가치를 지닌다.
반면에 ‘죽지 않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행동(그리고 각각의 생각)은,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과거에 그 행동이나 생각보다 먼저 일어났던 다른 행동이나 생각의 메아리이다. 그리고 미래에 어지러울 정도로 되풀이될 또 다른 행동이나 사고의 정확한 예언이기도 하다. 지칠 줄 모르는 거울들의 미로 속에 있으면, 길을 잃어바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단 한 번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 어떤 것도 명확하게 길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지 않다. 구슬픔과 우울함, 그리고 격식은 ‘ 죽지 않는 사람들‘을 지배하지 않는다. -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