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타협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는데, 내가 거부했거든."
"어떤 타협이었죠?"
•재교육. 성격 개조. 완곡한 말로 상담이라고 하더라."
"너무 완벽하셔서 어떤 상담도 받을 수 없다는 건가요?"
"그게 마오쩌둥 시절의 중국처럼 느껴져. 철회, 자아비판, 공개 사과. 나는 구세대라서, 차라리 벽에 서서 총살을 당하는 게 낫다. 그렇게 끝났다."
"총살을 당해요? 학생과 연애를 했다고요? 아버지. 조금 지나치다고생각하지 않으세요? 늘 있는 일이잖아요. 제가 학생이었을 때도 그랬어요. 그들이 모든 사건을 기소하면, 그 직업은 남아나지 않을 거예요."
그는 어깨를 으쓱한다.
"지금은 청교도의 시대야. 사생활은 공적인일이 되지. 성추문에 대한 관심과 감정은 고상한 것이 되고, 사람들은 가슴을 쥐어뜯고, 뉘우치고, 가능하면 눈물까지 흘리는 구경거리를 원했어. 사실상 TV 쇼를 원한 거지. 나는 거기에 따르지 않으려 했고."
.....
p.96
" 항소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불평하는 게 아냐. 도덕적인 타락이라는 협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동정심이 쏟아지기를 바랄 수는 없거든.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그런 법이야.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그저 더이상 매력이 없는 거야, 바로 그거야. 그저 받아들이고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는 거야, 형기를 채우면서." -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