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였던 하루토는 물론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난 글라이더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글라이더?"
"엔진도 없이 목적지가 있든 없든 그저 우아하게 선회하면서 하늘을 나는 글라이더처럼 살고 싶어요."
선생님은 바보 취급하지 않고 "그것 좋구나" 하고 고개를끄덕였다.

"하지만 글라이더처럼 사는 건 꽤 어려워. 사람은 지시받으며 사는 게 훨씬 편하지. ‘좋은 일을 하면 행복해집니다‘
라는 말과 ‘도자기를 팔면 급료가 올라갑니다‘라는 말 중,
어느 쪽이 이해하기 쉽지?"

"도자기가 왜요?"
"예를 든 거야. 어쨌든 엔진을 달고 비행 스케줄대로 나는 제트기 쪽이 사실은 즐거울지도 몰라. 글라이더는 난도가 높거든. 게다가."
"게다가?"
"주위에서는 태평하다는 소리를 듣지." 선생님은 웃었다.
"글라이더가 얼마나 힘든지 불안한지 모르는 녀석들에게 말이야."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