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수사 결과가 본부로 올라왔고,
이누카이는 보고서를 훑어볼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일반시민‘이라는 것이 어딘가 추하다고 생각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악의를 여기에서도 또렷이 보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게시물이나 트위터는 간편하고 즉각적이다. 익명으로 가볍게 올린 글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다. 특정 대상을 욕하고 도망치는 데 이만큼 알맞은 도구는 없다. 무엇을 어떻게 쓰든지 전부 자유고, 책임을 묻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마치 공중화장실의 낙서처럼 열등감을 뒤집어 놓은 악의로 가득하다. - P122
조건 없이 모여드는 선의만큼 처치 곤란한 것은 없다. 잇속을 바라고 도움을 준 사람에겐 빚을 갚으면 그만이지만, 선의의 제삼자는 타산적이지 않아 기대를 배신당하면 감정적으로 변한다. 호의는 간단히 악의로 반전되고, 어제까지 추대하던 우상을 걷어차 버리며 희열을 느낀다. -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