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실리콘 시대의 종말

<얀자컴퓨터의 위력>
원리적으로 모든 컴퓨터는 0과 1의 배열로 이루어진 정보에 기조하소 있다.
(중략)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먼은 디지털 정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1959년에 <바닥에는 아직도 여유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라는 제목으로출간한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했다. 0과 1로 이루어진수열을 원자의 상태로 대체하면 원자 규모의 컴퓨터를 만들 수 있지않을까? 트랜지스터를 가장 작은 물체(원자)로 바꾸면 컴퓨터의 크기가 혁신적으로 줄어들지 않겠는가?

(원자)
원자는 자전하는 팽이와 비슷해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위 또는 아래down로 정렬한다(자전 방향이 반시계방향이면 up, 시계방향이면down이다. 또는 그 반대로 정의할 수도 있다. 이렇게 up down으로 정의되는 상태를 원자의 스핀spin이라 한다-옮긴이). 이때 up을 0. down을 1에 대웅시키면 컴퓨터의 비트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디지털컴퓨터의 성능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상태의 수(0 또는 1의 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원자의 세계는 인간계와 달리 참으로 희한한 세계여서, 원자는 두 방향의 조합으로 자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원자는 주어진 시간의 10퍼센트 동안 up이고 90퍼센트는 down이며, 또 어떤원자는 65퍼센트가 up 이고 35퍼센트는 down일 수도 있다. 

(큐비트)
실제로원자가 자전하는 방법(즉, 원자가 가질 수 있는 스핀 값)은 무수히 많으며, 따라서 원자가 놓일 수 있는 상태도 무수히 많다. 이는 곧 원자가0이나 1로 결정된 비트뿐만 아니라, 0과 1의 중간상태(up과 downl혼합된 상태)인 ‘큐비트qubit‘(양자비트)의 형태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큐비트 특징 : 중첩, 얿힘, 상호작용)
 디지털 비트는 한 번에 단 1개의 정보밖에 운반할 수없어서 연산 능력에 뚜렷한 한계가 있지만, 큐비트의 연산 능력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원자 규모에서 물리적 객체가 여러 개의 상태에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을 ‘중첩superposition‘이라 한다
(그래서 원자세계에는 일상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냉장고 같은 거시적 물체는오직 하나의 위치만을 갖지만, 원자 규모에서 전자는 ‘이곳‘과 ‘저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디지털 비트는 다른 비트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큐비트는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교환할 수 있다. 
이것을 물리학 용어로 ‘얽힘entanglement‘이라 한다.
(중략)
큐비트 집단에 새로운 큐비트를 추가하면 새로 유입된 큐비트가 기존의 모든 큐비트와 산호작용을 교환하므로 가능한 상호작용의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난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는 디지털 컴퓨터보다 강력할 수밖에 없다.
- P22

<지구 먹여 살리기>
(질소고정)
양자컴퓨터는 마냥 증가하는 세계 인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부 박테리아는 공기 중에서 질소를 취하여 암모니아(NH)로 변환하고 있는데, 이로부터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생성되는 과정을 ‘질소고정nitrogen fixing‘이라 한다. 지구에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곳곳에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기 때문이며, 식물이 무성한 이유는 어디선가 질소고정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녹색혁명Green Revolution (20세기 중후반에 식량 생산을 늘리는데 기여한 일련의 사건-옮긴이)은 화학자들이 하버 보슈법Harber-Boschprocess(암모니아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공법 - 옮긴이)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버보슈법은 ‘에너지 먹는하마‘여서,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2퍼센트를 소비한다.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인간이 질소를 고정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박테리아는 이 엄청난 일을 너무도 쉽게 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양자컴퓨터로 비료의 생산효율을 높이면 제2의 녹색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중략)
마이크로소프트의 과학자들은 양자컴퓨터를 이용하여 비료의 생산량을 늘리고 질소고정의 비밀을 푸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인류문명의 구원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광합성 : 양자적 과정)
질소고정외에 자연에서 일어나는 또 하나의 기적으로 ‘광합성‘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햇빛과 이산화탄소가 산소와 포도당으로 변하여, 식물을섭취하는 모든 동물에게 생명에너지를 공급한다. 광합성이 중단되면그 즉시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지구의 생명체는 순식간에 멸종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광합성의 모든 단계를 분자 단위로 낱낱이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요즘 학생들은 광합성의 원리를 화학 시간에 배우고 있지만, 사실 빛이 당으로 바뀌는 것은 분자 내부에서 진행되는 양자적 과정이다. 이 모든 것을 컴퓨터로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계산량이 너무 많아서 디지털컴퓨터로는 꿈도 꾸지 못했다. 광합성을 인공적으로 수행하면 천연광합성보다 훨씬 높은 효율로 영양분을 생산하여 다가올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꿈같은 일을 실현해줄 후보가 바로 양자컴퓨터이다.
양자컴퓨터가 있으면 광합성의 효율을 높이거나,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식량문제의 미래는 양자컴퓨터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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