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을 통해 나의 철학을 얻어냈다. 마치 젖은 나무처럼 서서히 불에 태워지는 고통, 그 기나긴 고통의 순간이 철학자를 심오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고통이 우리를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고통은 인간을 다만 심오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심오해진 인간은 삶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인생을 하나의 문제로 의식하게 된다. -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