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나미브사막
: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 모래언덕 오르기란 생각보다 힘들었다. 한 발 한 발 움직이는 발만 보며 정상에 오르자 드디어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그제야 내가 걸어온 작은 흔적들도 눈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바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보다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가끔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P98
"디스 이즈 아프리카. 하하하."
바짝 정신이 들었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당연한 듯이 한국에서의 상식을 주입하려 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나는 그 비싼 메모리카드를 받아 들어야 했다.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조금 우울했다.
이 도시에서 언제나 오직 나 혼자만 급한 이 기분. 여행을 할 땐 아프리카의 이 여유로움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빨리빨리 사회‘에서탈출해 맘껏 늘어져도 그 누구도 나에게 뒤처진다거나 하는 불안함을 주진 않았다.
이곳에 살아보는 동안 여행과 일상의 차이를 조금씩 깨달아갔다.
....
떠나고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기준은 오직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상식이 비상식이 되기도, 비상식이 상식이 되기도 하는 수천수만 가지의 삶의 방식이 존재했다.
때론 ‘디스 이즈 아프리카!‘ 란 말처럼 ‘디스 이즈 원지!‘ 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