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이란 참으로 묘하더군! 바위에 낀 이끼처럼 한번 머릿속을 뒤덮고 나자 도무지 떠날 줄을 몰랐어. 때로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떨쳐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 P166

"잘못 생각하고 있군. 나는 협박하는 게 아니라 설득하려는 것이다. 내가 앙심을 품은 건 불행하기 때문이야. 모든 인간이 나를 피하고 멸시하기 때문이지 나를 창조한 당신조차도 나를 갈가리 찢고 짓밟으려 하잖아. 인간이 나를 동정하지 않는데 어째서 내가 인간을 동정해야 하지? 당신은 나를 저 얼음 속으로 던져 넣어 내 몸을, 자기 손으로 빚은 존재를 파괴해도 그걸 살인이라고 부르지 않을 테지. 인간이 나를 멸시하는데 내가 인간을 존중할 수 있겠나? 인간이 나와 사이좋게 지내기만 한다면 나는 해를 입히기는커녕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든 은혜를 갚으려할 거야.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인간의 감각은 우리의 화합을 방해하는 막강한 장벽이니까. 하지만 나는 순순히 굴복하지 않겠어. 내가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 사랑을 구할 수 없다면 두려움을 끌어내겠다. 그 대상은 주로 나의 가장 큰 원수인 당신이 되겠지. 나는 창조자인 당신을 영원히 증오하겠다고 맹세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나는 당신을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당신의 가슴이 무너질 때까지, 세상에 태어난 것을 원망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어."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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