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고 보니, 그다지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베르토와 내가 애초에 어떻게 친해졌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은 덕분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렇듯 완벽한 친구란 있을 수 없고, 저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단점들을이유로 사람들을 내친다면 그들이 가져다줄 기쁨과 행복 역시누릴 수 없게 된다.. - P117
젬마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를 꺼냈다.
"상상해 봐요. 어느 날 테세우스가 전 세계룰 항해하는 여정을 시작했어요."
"좋아요. 내가 이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테세우스가 누구죠?"
"지구의 고대 영웅이에요.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예요. 디아스포라가 일어나기 3000년 전 이야기죠."
"흠, 그런데 전 세계를 항해했다고요?"
"맞아요. 테세우스는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전 세계를 항해했어요. 그동안 배 여기저기가 망가지고 뜯어져 배를 고쳐야했어요. 몇 년이 지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원래 선체를 구성했던 목재는 모두 교체되고 없었어요. 이 경우에 테세우스의 배는 출발할 때와 같은 배일까요? 아닐까요?"
"멍청한 질문이네요. 당연히 같은 배죠."
"좋아요. 만약 배가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완전히 새로운 배를 지어야 하면요? 그래도 여전히 같은 배인가요?"
"아니요. 그건 완전히 다른 경우죠. 배 전체를 다시 지었다면 테세우스 2호가 되겠죠. 후속작인 셈이니까." - P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