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또는 노동자의 사회에서 삶이 쉬워질수록, 이 사회적 삶을 추진하는 필연성의 충동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필연성의 외적 현상인 고통과 수고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런 사회의 위험은, 이 사회가 증가하는 다산성의 풍요에 현혹되고 끝없는 과정의 원만한 기능에 사로잡혀 삶이 더 이상 자신의 무상함을 인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삶의 무상함은 "노동이 끝난 뒤에도계속 존재하는 어떤 영속적 주체 안에서 삶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스스로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