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는 이론적으로 노동을 예찬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사회를 노동 사회로 변형시켰다. 소원은 동화에서처럼 소원 자체가 좌절되고 실패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노동의 속박에서 해방되어야 할 것은 노동자 사회다. 그런데 이 노동자사회는 해방을 위해 투쟁할 만한 가치가 있는 더 높은 차원의 더 의미있는 활동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노동의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평등해진 이 사회에는 인간의 다른 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치적 귀족이나 영적인 귀족 또는 어떤 다른 계급도 남아 있지 않다. 대통령이나 왕, 수상조차 자신들의 업무를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직업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지식인들 가운데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작업의 관점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고독한 개인들이 있다.
우리는 지금 노동이 없는 노동자 사회, 즉 인간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활동이 없는 사회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것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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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치 하나의 해결책이 있는 양 이 문제를 다루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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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명백히 사유의 문제이다. 사유하지 않음, 즉 경솔하고 무분별하며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거나 아니면 하챦고 공허한 ‘진리들‘을 자기만족을 위해 되풀이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뚜렷한 특징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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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