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는 지금까지 운명의 행로를 잘 막아왔지. 하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잖은가. 신들이 그러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우리가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도록 잠깐 하던 이야기를 멈춘다. 

"자네가 원하건 원치 않건 운명의 실타래는 술술 이어질 걸세. 친구로서 충고하는데 자네 방식대로 그걸 집어서 자네가 원하는 속도로 굴러가게 만드는 편이낫지 않겠나?"
- P390

"맞는 말일세. 하지만 명성이라는 게 희한한 물건이란 말이지. 죽고 난 다음에 영예를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희미해지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 세대에서는 존경의 대상이었던 것이 다른 세대에서는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는 넓은 손바닥을 편다.
 "기억의 대량학살 속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야.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그는 미소를 짓는다.
 "나중에 내가 유명해질지도 모를 일이지, 자네보다 더 유명해질지."
- P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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