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서 드러난다.
그러나 이치에 맞건 아니건, 최종적으로 어떤 의미를 발휘하는 것은 대개 결과뿐일 것이다. 결과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실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가려 내기란 쉽지 않다. -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