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편의 단편집이지만 한 편 한 편 읽어가면서 하나의 매듭으로 이어져가는 느낌의 이야기 구성이다.
단편 소설집은 개인적인 취향에는 잘 안맞는다 생각 했는데. 그것을 깨주었다.
싱귤래리티 3부작에 이르는 과정과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의 세계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꼭 좋은 방향으로만 발전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한다. 과연 어떻게 될까? 우리는....
어느새 난 <<종이 동물원>>을 대출 예약했다
< 뒤에 남은 사람들 >
p.219
로라 누나는 이메일을 읽으며 엉엉 울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우리 엄마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니까. 우리 진짜 엄마는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은 이토록 엉망진창인 세상에서도 살아가고자 애쓰는 진솔함이었고,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타인에게 가까워지고자 하는 갈망이었고, 우리 육체가 겪는 고통의 수단이었다.
엄마는 삶에 끝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간인 거라고 가르쳐 주었다. 저마다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이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우리는 죽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우리 아이들을 통해 우리 안의 일부가 계속 살아간다고. 그것만이 유일한 형태의 진정한 불멸이라고.
오로지 이 세상뿐이다.우리가 살아갈 운명을 타고난 세상. 우리를 붙들어 놓고 우리에게 존재하라고 요구하는 세상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환상으로 이루어진 상상의 풍경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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