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드롭스 10 - 번외편
우니타 유미 지음, 양수현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번외편을 읽긴 했지만 이 만화는 제대로 완독하지 못했다. 지금껏 출간된 시리즈 중에 두 세권을 읽은 게 전부다. 그것도 순서대로 읽은 것도 아니고 책이 생기는 대로 띄엄띄엄 읽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기에 그 줄거리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꿰어 맞췄고 그러다 개봉된 영화도 보았다. 만화책을 제대로 읽지 않아 영화와 정확히 비교는 못하지만 굉장히 서정적이고 끝이 좀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상태인데 번외편의 바로 앞 이야기인 9권을 읽은 것도 아니면서 번외편을 먼저 읽다니. 좀 이상한 읽기지만 그래도 번외편을 읽는 재미는 쏠쏠했다.

 

  번외편인 만큼 시간적 배경도 등장인물도 다양한 느낌이 들었다. 린이 다이키치 집으로 온지 얼마 안 된 이야기를 쓴 것도 있고 린의 엄마 마사코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후’라는 소제목으로 최종 이야기를 다룬 것도 있다. 고향에서 만난 린, 다이키치, 코우키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고 있었다. 린과 다이키치가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이야기는 귀여웠고 코우키와 코우키의 엄마와 함께 어울릴 땐 어색하면서도 묘한 기류가 생기기도 했다. 후에 코우키는 린에게 차이고 코우키 엄마와 다이키치도 썸을 타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린과 다이키치가 10년 세월을 함께 하고 사랑을 느끼는 일이 가장 핫하다. 어찌되었건 어린 이모를 키운다는 것도 낯설긴 하지만 오랜 세월 후 사랑하고 결혼을 약속한다는 게 만화이기에 가능한 건지 현실감각을 일깨우기도 했다.

 

  시리즈를 완독 한 것이 아니기에 번외편을 읽고 나서 리뷰를 남긴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채워지지 않은 이야기를 어서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시리즈의 초반을 읽으면서 어린 이모와의 기묘한 동거이며 육아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것이 사랑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좀 경악하긴 했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들게 되는 애정에 대해 모른 척 할 수도 없었다. 특히나 사람 마음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함께 하다 보면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썩 마음에 드는 결말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다며 편안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너무 만화속의 이야기로만 몰지 않고, 너무 현실적으로 끌어오지 않으려고 했지만 린과 다이키치의 관계가 애정으로 변하는 걸 보며 만화 속 이야기니 가능한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육아 만화 같았던 초반을 생각해 보면 귀엽고 뭔가 마음이 뭉클해지는 감정이 지배적이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린도 커가고 둘의 감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확실히 초반의 그 느낌은 사라졌다. 더 이상 린을 어린아이로 대할 수도 없고 다이키치도 나이를 먹고 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기에 뭔가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기분도 든다. 둘의 애정전선을 보며 잘됐다는 생각과 다른 결말이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여전히 교차하는 것을 보니 띄엄띄엄 읽은 만화를 다 채워서 완독해 보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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