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나의 집 - 내 마음이 쉬는 곳,아버지의 집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악몽을 꾸고 눈을 뜨니 새벽 3시. 생생히 기억나는 꿈 때문에 등 뒤로 한기가 느껴졌다. 눈을 뜨고 나니 나의 힘으로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래서 눈을 감고 주기도문을 외웠다. 꿈을 잊기 위해, 지금 느껴지는 무서움을 잊기 위해 반복해서 주기도문을 외웠다. 예배 때는 길게만 느껴지던 주기도문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반복해서 몇 번을 외우고서야 안정을 되찾아 그제서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악몽을 꾸고서 주기도문을 외웠던 것은 과거의 기억 때문이었다. 그때는 교회를 다니기 전이였는데, 최근에 꾸었던 꿈보다 더 심한 악몽을 꾸고 너무 무서워서 거실에 있는 성경책을 가져다가 주기도문을 읽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단순하게 ' 주기도문을 외우니 악몽을 꾸지 않네' 라고만 생각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주기도문이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기도문이야 말로 하나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는 깊은 기도 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두려웠을 때 주기도문을 외운 것은 문득 생각 나는 기도가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도신경은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주기도문을 외웠던 것인데, 주기도문에 이렇게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주기도문은 예배의 순서에 항상 포함되어 있었기에 형식적으로 밖에 보지 못했다. 그런 주기도문이 아버지 집에 거한다는 고백이자 소망이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원래 아버지 집에 살아야 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육신의 집을 찾아 헤멨고, 영의 집을 간구하면서도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몰라 헤메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렇게 헤메면서 하나님이 주신 집을 떠나 있었지만 하나님은 나를 떠날 수가 없었다.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나를 만드시고 나를 존재케 하시는 전능하신 분이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이길 포기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 자녀이기를 포기해 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영광을 주었음에도 나는 그 영광을 무시한 채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지르며 살았던가. 저자는 더이상 방황하지 말고 하나님의 집에 거하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주기도문을 아버지의 집에 비유해서 우리가 쉽게 외우며 지나쳐 버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집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주기도문의 시작을 보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여기서 부터 하나님은 이미 우리의 집을 만들어 주셨다. 바로 "계신"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하나님이 하늘에 계시지 않다면 하나님의 위대한 집은 있을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나님이 이렇게 견고하게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한 단어씩 짚어 가며 하나님이 거하시는 우리의 집, 나의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 갈 수 있었다.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주기도문은 하나님이 우리를 들이기시 위해 만든 집, 단지 거주하기 위한 집이라고 착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집을 만드신 분이 누구신지 또한 이 집을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주기도문에 내포된 뜻을 알아 간다면, 내가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확신을 갖게 된다. 하나님의 집을 구석구석 살피고 궁금증을 풀어나가도 보면 그 집에 내가 살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하나님께서 오로지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이미 아버지의 집에 거하며 살아 가고 있다는 것도 사실도 말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순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의 글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라는 곳이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사탄에 대한 명쾌한 해설을 해주었는데 정말 인상 깊었다. 사탄은 항상 나약한 인간의 곁에 붙어서 시험에 빠뜨리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를 시험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 우리를 시험에 빠뜨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탄이 우리를 넘어 뜨리려고 해도 사탄은 하나님이 주신 힘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탄은 '하나님의 사탄'이다. 하나님은 사탄을 사용하여 천국일을 하실 뿐이다. 사탄과 그의 세력은 종을 단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일 뿐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믿는 자를 단련시키기 위한 도구, 잠자는 자를 깨우기 위한 도구, 교회를 가르치기 위한 도구. 그 동안 우리는 사탄을 얼마나 오해하며 두려워 했던가. 진정 경외해야 할 대상은 하나님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저자와 주기도문의 여행을 마쳤다. 아버지의 집을 구석구석 구경하고 나의 집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다. 평안하고 안락한 나의 집에 가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집을 찾아 헤멨었다. 육신을 뉘일 집, 영혼을 쉬게 할 집, 먼 훗날 삶을 돌아볼 집.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머물러야 할 집은 아버지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신 하늘에 있는 집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주기도문에 대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하늘 아버지의 집도 구경하고 거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악몽을 꾸고 주기도문을 외운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하나님이 항상 나의 집에 거하고 계시다는 두려워 말라는 말씀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아버지의 집에 머물며 어떻게 해야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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