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 - 양장본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이 밝자 마자 아리랑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1월에 겨우 2권 읽었을 뿐이고 공백은 자꾸 커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억지로 3권을 꺼내들었는데 그것마져도 중간쯤 읽고 계속 방치했었다. 1,2권을 읽은지 오래라 연결하기가 힘들었다.

조정래만의 특유의 분위기를 따라가기도 힘들었고 흐름이 끊겼다는 생각에 읽다만 책을 볼때면 늘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정말 연결은 되지 않았는데 늘 찾아오는 싫증이 어제부터 나버렸다.

며칠 동안 독서와 리뷰에 열을 올리며 열심이였는데 어느정도 자리가 잡혀가자 방황을 해버린 것이다.

그럴때 늘 하던대로 이 책 저책 몽땅 꺼내놓고 초반을 조금 읽다가 팽개치는 버릇이 나왔다. 오늘도 이렇게 방황을 하다 읽다만 아리랑 3권을 무심코 집어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량은 읽다만 책이건 읽고 있는 책이건 안 읽은 책이건 지금 집어 들어서 오늘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책을 빨리 빨리 읽는걸 좋아한다는 말인데 여튼 아리랑을 펼쳐보니 200페이지 정도 읽었고 오늘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섣부름에 많은 기대를 한건 아니였는데 다른 책에 대한 방황이 길었던 것일까.. 잡자 마자 놀라운 흡인력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마음이 너무 후련하고 뿌듯했다.

마음속에 돌덩이를 내려 놓은 듯 그리고 예전에 태백산맥을 탐독하던 기분이 들어 열정도 솟구쳤다.

 

책속의 우울함에 몇번을 덮고 싶었지만 아리랑 2부 서부의 말마따나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였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의 대입이 적절하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결코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피할 수 없었기에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찰지고 구성진 언어와 늘 한줄기 빛을 준비하고 있는 저자의 구성을 알면서도 책을 읽으면서 묻어나는 우울은 어쩔 수 없었다.

태백산맥에서도 늘 그 얘기를 했지만 조정래님의 글은 삶의 흘러감을 그대로 보여 준다.

늘 너무 한다 싶을 정도의 서러움, 억압, 냉정함을 지녔다고 우울의 도가니에 빠지면서도 출구 혹은 자연스러운 삶, 그 자체를 보여 주기에 더욱더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꾸리지 못하면서 지나온 우리의 과거를 굳이 알 필요가 있냐는 생각을 무안하게 만들 정도로 씁쓸함 또한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씁쓸함을 누가 알아 줄 것인가..

우리가 아니고서야.. 현재 우리의 씁쓸함을 누가 알아 줄 것인가..

미래의 후손들이 지켜볼 것이다.

 

양상은 다르지만 삶의 애닯음의 농도는 어느 시대나 짙다고 느낄 것이다. 느낌상 과거의 애닯음이 짙다고 느껴져 나는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현재의 나를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면 애닯다 애닯다고 느껴진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주는 것 조차 서러울 정도로 말이다.

많은 발전을 꾀하였지만 아직도 힘없는 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재를 보고 있자면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한미 FTA...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주장...

이것들만 보더라도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진다.

충동적인 돌아봄일까?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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