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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지 글, 최나미 그림 / 천개의바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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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되지 않는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첫째는 유치원 교실 앞에 있는 텃밭을 꼭 들른다. 나에게도 꼭 와보라고 하고는 주렁주렁 달린 오이, 호박, 고추, 방울토마토를 알려준다. 매일 관찰하는 것이 기특해서 엄청 잘 크고 있다고 얘기해주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의 첫 쪽에 나오는 무, 쪽파, 총각무가 토실토실하게 자라고 있는 텃밭이 낯설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김치를 전혀 먹지 않는 첫째는 김치 만드는 과정을 읽어줘도 시큰둥하다. 그래서 일단 김치 종류를 알려주며 이름이라도 구분할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며칠 뒤에 김치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오자 배추김치라고 알아차린다. 평상시에는 김치를 꺼내오던지 말던지 관심도 없더니 이 책을 읽어주니 그래도 김치를 알아보기에 칭찬을 해주었다.

김치를 전혀 먹지 않는 첫째가 그나마 김치찌개 국물, 고춧가루가 들어간 콩나물 무침을 먹게 된 건 순전히 둘째 덕분이었다. 둘째 입맛은 완전히 한식이라 빨간색만 들어가면 무조건 먹어대는데, 그런 동생을 보며 자기도 먹어보겠다며 먹게 된 게 겨우 이 정도다. 그래서 아무리 김치에 관해 알려줘도 관심이 없는데, 책은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안듯 각기 다른 종류의 김치들이 서로 잘났다고 뽐내는 모습으로 흥미를 끈다.

깍두기는 네모반듯해서 높이 탑을 쌓을 수 있다 하고, 파김치는 길고 날씬하다고, 총각김치는 알통이 있다고 자랑을 한다. 항아리에 담겨 있던 김치들은 서로 잘났다 싸우다가 난장판을 만든다. 그 모습을 본 묵은지 할머니가 나와 ‘김치마다 자기 맛과 모양이 있는데, 자기만 최고라고 싸우면 쓰나?’라며 중재를 한다. 김치의 모양과 맛이 다르듯이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존중하는 마음을 알았으면 싶었다. 그렇게 김치들은 할머니를 따라 ‘건강 김치 될래.’ 를 부르며 춤을 춘다. 그렇게 열심히 춤을 춘 김치는 모두 항아리로 돌아가고 그렇게 잠든 김치들이 익어 건강 김치가 된다.

그렇게 익은 김치를 우리가 맛있게 꺼내 먹는 것으로 책은 끝이 나는데, 이런 과정을 첫째에게 알려 주니 김치를 먹으면 건강하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그래서 이제부터 김치를 먹어보겠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나중에 좀 더 크면 먹겠다는 말로 무마를 시키더니 김치 종류를 안 것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 책의 마지막 면지에 김치가 몸에 좋은 이유와 다양한 김치를 소개해 주는데 매일 마주하는 김치 종류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어렸을 때 분명 나도 김치를 싫어했고, 짜고 매운 걸 왜 먹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김치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꾸 익숙해졌던 게 가장 큰 영향이 아닌가 싶다. 첫째가 말했던 것처럼 좀 더 크면 먹여보기로 하고 일단은 김치에 거부감을 없애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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