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악기 말랑말랑 호기심 3
서선연 글, 배유정 그림 / 한솔수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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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에게 이 책의 첫 장의 ‘튜바’라는 악기를 보여주며 뭐처럼 보이냐고 물어봤다. 단박에 음식이 꼬불꼬불 내려가서 응가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한껏 목소리를 높여 어떻게 알았냐고, 엄마도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자 쑥스러운지 씨익 웃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를 악기에 비유해서 알려주는데 배고플 때, 소변을 눌 때, 음식을 먹을 때, 방귀가 나올 때 등 창의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의 색감은 화려하지만 또렷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정확한 사물 인지보다는 느낌 위주로 딸 아이에게 물어보고 읽어줬다.

역시나 아이라서 그런지 방귀를 표현하는 부분을 가장 좋아했다. 방귀라고 말만 해도 웃고, 책을 읽는 도중에 실제로 딸 아이가 방귀를 뀌는 바람에 둘이서 함께 큰 소리로 웃었다. 몸에서 나는 소리를 각각 알아보면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를 전체로 알아보는 부분이 나온다. 읽은 내용을 정리해보기도 하고 한 눈에 알아보는 부분이었는데 역시나 방귀 소리와 응가를 하는 부분을 짚어줄 때 좋아했다. 또 엄마와 아이가 심장을 맞대고 있는 그림에서는 심장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딸 아이는 아기의 모습이 내 배속에 들어 있는 자신의 모습 같다고, 심장 소리가 쿵쾅쿵쾅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33주 만에 태어난 아이어서 그런지 태어날 때 어땠는지, 인큐베이터에서 어떻게 컸는지를 종종 얘기해 주었는데 그 영향인지 아이 모습만 보면 작았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것 같다.

그렇게 힘들게 태어난 아이는 이제 6살이 되었고, 점점 아이의 기억과 내면에 추억과 이야깃거리가 쌓이는 것을 느낀다. 스키마가 다양하게 형성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데, 처음에는 사물만 인지하다가 점점 그것에 관련된 이야기가 늘어나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해준 이야기 일 때도 있고, 유치원에서 경험한 것을 이야기 할 때도 있고, 만화 영화에서 본 것과 연결 지을 때도 있다. 그래서 보는 것, 듣는 것,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면서도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휴일이면 집에서 텔레비전만 틀어주는 것이 갑자기 미안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우리 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이에게 물었다. 우리 몸은 악기라고, 몸에서 소리가 나니까 악기 같다고 했다. 아이의 대답에 칭찬을 해주면서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인 ‘우리 몸이 튼튼하게 건강하게 자라는 소리야!’ 를 덧붙여 주었다. 우리 몸을 악기에 비유해서 다양한 소리를 알아보고, 우리의 몸속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도 알아 볼 수 있어서 재미와 정보전달을 동시에 느꼈던 책이었다. 아이가 몸에서 나는 소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이 책을 통해 경험과 정보가 더 쌓였길, 즐거운 독서가 되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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