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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팬더댄스 1 ㅣ 내 이름은 팬더댄스 1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다 본 건데도 또 보고 싶을까? 약간 망설이다가 '아들도 보여주고', 하면서 샀는데,
"이거 진짜, 대박이야!" 아들의 일성이다.
무지무지하게 재미있었다. 다시 보는 게 어떨런지? ,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역시 종이책으로 봐야 훨씬훨씬 더 재미있는 거였다. 조경규식 유머에 우리는 흠뻑 빠졌다.
기발한 발상도 발상이지만, 그 발상을 한 편의 짤막한 에피소드로 엮어내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다. 너무나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표정과 대사로 내리꽂히는 한 컷 한 컷에 아들과 나는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는 것. 철학이 있는가? 있다. 과학적 상상력이 있는가? 꽤 있다. 세태 풍자가 있는가? 충분하다! 위트가 발생하는 절묘한 순간의 포착이 있는가? 넘쳐난다!!
호기심이 무지하게 많은 작가다. 실은 나도 궁금하게 여기며 살던 이것저것을, 작가가 묻고 답하는 이야기속에 풀어내는 게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었다. 개미핥기 이야기, 외계인 이야기, 천연스레 그려낸 모기 이야기와 같은 몇 편만으로도 우리는 완전 쏠려버렸다. 게다가 그의 호기심은 분야가 한정되지도 않고 전방위다.
속에 담아만 두고 안 그런 척 젠틀한(혹은 맨들한) 얼굴로 살아가다가 팬더댄스와 왕구리가 끄집어내서 속살거리는 이야기들을 보고있자니, 낯이 다 간지럽다. 근데 그게 이렇게 통쾌할 줄이야! 아무래도 좋은 만화란 건 이런 거다. 카타르시스가 있지 않나! 그의 유머는 때로 지적 즐거움도 선사하는데,사실 조경규는 아주 '지적인' 유머 감각의 소유자다, 라고 나는 믿게 되었다.
이 만화가 제공하는 유쾌, 상쾌함을 널리 퍼뜨리는 게 이제부터 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