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사계절 1318 문고 35
로버트 뉴튼 펙 지음, 이승숙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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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놀랄만큼 힘든 일을 겪는 소년의 이야기지만, 참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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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열공 2학기 기말 기출문제집 중1 (영어부록 : 천재교육) - 2009
천재교육 편집부 / 천재교육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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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험 때 되면 어쨌든 늘 준비하게 되는.. 유용한 문제집. 어느 새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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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양장)
로버트 뉴튼 펙 지음, 김옥수 옮김, 고성원 그림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열세 살, 이런 소년의 이야기. 

"이제 가자, 핑키. 일할 시간이야. 너랑 데이지랑 솔로몬에게 먹이를 줘야 해. 빨리 집에 안 가면 큰일 나. 아빠한테 혼난단다. 허드렛일은 내 임무지 아빠 임무가 아니거든."  

버몬트 주 셰이커 교도로 살아가는 한 가난한 집안의 아이다. 얼마 안되는 땅에 몸을 써서 농사를 짓고, 새옷이나 새신을 장만한다는 건 큰 계획이며, 아버지는 도축장에서 돼지를 잡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아들 로버트는 바로, 커서 이 글을 쓴 사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고스란히 글감이 되었다. 지은이와 책중 주인공은 이름도 같은, 바로 자신을 그대로 주인공으로 삼아 회고하며 썼으리라. 그러나 이야기가 풀려가는 시점은 마치 바로 그때그때 일기를 쓰듯 생생하다. 자연을 묘사하는 장면이나, 동물을 도축하는 장면, 벌판에 서 있는 한 작은 나무 집 안의 따뜻한 장면 묘사들은 아주 선명해서 마치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듯하다. 기억으로 이런 글을 쓰려면, 작가에게 어린 시절은 얼마나 깊고도 강하게 새겨져 있었던 걸까. 그저 열두 살, 열세 살일 뿐이었는데. 

"하루 일이 끝나면 씻고 또 씻는데도 돼지 냄새가 좀처럼 떠나질 않아. 그래도 네 엄마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았어.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내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단다. 언젠가 내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지." 

"그러니까 엄마가 뭐랬어요?" 

"엄마가 말하길, 나한테서 성실하게 노동한 냄새가 난다더구나. 그러니 창피하게 여길 필요가 없대." 

우리는 따뜻한 과자와 벌꿀을 곁들여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자, 초콜릿 케이크가 나왔다. 다람쥐 위장에서 꺼낸 호두는 충분히 말라 있었다. 캐리 이모가 따뜻한 오븐 위에 두었던 호두를 가져와 케이크 위에 뿌렸다. 커다란 초콜릿빛 하늘에 하얀 별들이 박힌 것 같았다. 나는 케이크 한 조각을 입 안에 넣었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었다. 

이런, 검소 소박하고 진정성을 간직한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는 중에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만든다. 또 섬세한 장면의 묘사는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소년 로버트가 어머니의 주문을 받고 참나무 숲으로 가더니 다람쥐 한 마리를 총으로 잡는 장면, 나무에서 떨어진 다람쥐를 잡아서 처리하는 장면, 조심스럽게 위장을 들어내고 나머지는 닭들에게 먹이로 주고, 위장은 씻은 뒤에 갈라서.. 그 속에 든 껍질이 까진 호두를 꺼내 조심스럽게 말리는 장면은 놀라웠다. 행위 자체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년이 생활의 일부일 뿐인 그 일을 해내는 것도 놀라웠고 상세한 서술은 그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리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군데군데 그런 생활의 모습이 읽는 나에게 경건함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선생님은 내가 가능성을 가지고 있대요. 나중에 뭔가 큰일을 할 수 있을 거래요. 말콤 선생님은 내가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이 될 거래요." 

이 말을 듣고 태너 아저씨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이 어디 있니? 가축을 돌보고 곡식을 기르는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단다. 우리 농부가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린다구. 우리 역할은 신의 창조물을 돌보는 일이야. 이보다 훌륭한 일은 없어."  

성실하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부모님, 또 이웃들과 함께 대화와 경험을 나누어가며 열두 살 소년은 성장한다. 위험에 빠진 소의 출산을 난데없이 도와주고 선물로 받은 새끼돼지를 애지중지 키우지만, 그 집에서 돼지가 길게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새끼를 쑥쑥 낳아 생계에 도움이 되는 길 뿐이었으니. 하필이면 분홍빛 암퇘지 핑키는 새끼를 가지지 못하는 돼지다. 먹기만 하는 돼지는 그 집에서는 더이상 키울 도리가 없다. 애완용으로 동물을 사랑하며 키우는 것은 지나친 사치인 것이다... 돼지 도축을 전문으로 하는 아버지는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아들의 친구이자 사랑하며 돌보는 가축이었던 핑키를 잡는다. 그 장면을, 소년 로버트는,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는다.  

"어른이 되려면 그런 건 이겨내야 해. 어차피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어." 

라는 아버지의 말,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우는 모습. 그렇게 소년은 가혹한 통과 의례를 거치며 소년기를 지난다. 그해 겨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웃들의 따뜻한 도움을 받아 더이상 그럴 수 없는 소박한 장례를 지내고 자신들의 땅에, 흙에 아버지를 묻으며 소년은 그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 훌쩍 자라버린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차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날은, 아버지와 함께 도축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마지막 가는 동료에게 예를 치르기 위해 하루 일을 쉰 날이었다. 그리고, 그래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 소년은, 집안의 가축을 돌보고, 가축과 함께 농사일을 하고, 어머니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학교를 계속 다닐 것인지, 집과 땅을 소유하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대로 갚아낼 것인지, 열세 살 소년이 그 힘든 일들을 어떻게 견딜 것인지, 그런 일들까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소년은 청년이 되고 또 어른이 될 것이다. 이 세상의 다른 누군가에게는 순탄할 수도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는 소년기를 절망과 고통과 아픔 속에 통과하면서도, 그러나 이 소년이 그 시기를 강건하게 지났으리라는 확신이 생기는 건 왜일까...  

나중에 작가가 되어 이만큼 따뜻하고 섬세한 작품을 썼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런 확신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지. 

 

한 가지, 그렇게 겸허하게 살아가는 셰이커 교도적인 삶 가운데, 아메리칸 원주민을 대하는 시각은 아주 불편한 것이었다. 비록 열세 살 소년이 교육받은 내용을 기억하고 있을 뿐일 수도 있겠지만, 작가가 기억을 되살려 글을 쓰고 있는 그 시점에서도 그 생각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는 않는 듯했다. 용맹하게 인디언을 학살하고, 그러면서 많은 인디언 아이를 낳게 했던 로버트 소령의 이야기와 그 자랑스런 이름이 바로 소년 자신의 이름 모델이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것. 어른이 된 지금에야 역사를 정직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는 흔적만이라도 남겼으면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을텐데. 선량하게 살았다고 믿는 것과 실제 그렇게 살았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거니까 말이다. 그 괴리 사이에 씁쓸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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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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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진지한 장편, 반가왔던 만큼 여전히 특별했다. 유머를 놓지 않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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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 이완 맥그리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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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호기롭고도 암울한 상상. 가상의 미래가 주인공이야기보다 훨씬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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