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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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필적하는 앤서니 브라운 최대의 역작. 그림책이란 이런 것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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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메뚜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3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정근 옮김 / 보림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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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존재도 한순간 힘을 모아 박차고 날아오를 수 있다! 힘찬 그림이 내용을 받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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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형이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7
셜리 휴즈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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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휴즈의 이야기는 언제나 '일어날 법한' 일상의 특별함이다. 훈훈한 누나도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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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미래그림책 33
데이비드 위스너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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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허리케인의 끝자락이 아이들에게 열어준 환상의 세계! 마음껏 즐기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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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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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여파일 것이다. 1935년이니까, 시골에서 할머니와 부모님과 함께 살던 리디아라는 소녀는 집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혼자 도시의 외삼촌 네에 가서 살게 된다. 부모의 실직으로 인해 입 하나라도 덜어야했던 것일까.. 모두 울면서 이별을 준비하지만 리디아는 그 상황을 담대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연유로 곧 만나게 될 외삼촌에게 편지까지 쓴다.. 말할 수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쓰는 리디아의 편지. 그 편지가 이 책을 이끌어가는 형식이 된다. '자연스러운 편지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듯한' 한 소녀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탐나는 재능이 사실 그녀의 품성이다. 이 책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 아마도 그녀의 그 품성인 듯하다. 너무나 따뜻하고 섬세하고, 그러면서도 자존감이 강한 매력적인 소녀 리디아 그레이스. 

이제 곧 만날 외삼촌께 쓰는 편지에서 자기를 꼭 '리디아 그레이스'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하는 당찬 꼬마 아가씨, 할머니와 함께 식물을 키우는 걸 너무나 좋아하던 특별한 소녀 리디아. 덜컹이는 기차 안에서 집으로 쓰는 첫 편지에서 아빠에게 '외삼촌이 유머 감각이 있는 분인지'를 묻던 리디아 가 외삼촌이 사는 도시에 도착했을 때, 그녀 앞에 던져진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엄청나게 크고 짙은 잿빛으로 표현된 기차역의 모습이다. 오가는사람들조차 무채색으로 묻어버릴 만큼 강압적인 도시와의 첫인상이다. 두려운 도시의 모습 속에 무뚝뚝한 외삼촌과의 첫 만남을 걱정하는 리디아의 심정이 읽힌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장, 외삼촌의 빵집 앞에서 리디아가 발견하는 것은 어느 새 골목의 빛이다. 놀라운 아가씨다. 

보고 싶은 엄마, 아빠, 할머니 

가슴이 너무 떨립니다!!!  이 동네에는 집집마다 창 밖에 화분이 있어요! 마치 화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이제 봄이 오기만 기다릴 거예요. 할머니, 앞으로 제가 지내며 일할 이 골목에 빛이 내리비치고 있습니다.  

1935년 9월 5일, 모두에게 사랑을 담아서, 리디아 그레이스. 

추신: 짐 외삼촌은 잘 웃지 않으세요. 

표정과 풍채만으로 그 무뚝뚝함이 묻어나는 외삼촌은 그러나 속마음이 무척 따뜻한 사람이다. 조심스럽게 짐 외삼촌이 겉으로 '잘 웃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관찰하는 리디아는, 또 한편 조심스러운 노력으로 그 속마음을 열어버리는 아이다.  

저는 짐 외삼촌께 아주 긴 시를 지어 드렸어요. 웃지는 않으셨지만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 외삼촌은 소리내어 시를 읽으시고 나서 셔츠 주머니에 그걸 넣고는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셨어요.  

추신: 짐 외삼촌은 아직도 웃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곧 웃으실 거예요.

그 한 대목을 표현하고 있는 아주 훌륭한 그림.  

짐 외삼촌의 웃음- 은 리디아에게 커다란 화두이다. 말 없고 무뚝뚝한 외삼촌의 '웃음'이야말로 리디아의 존재가 외삼촌에게 기쁨일 수 있다는 상징인 것이다. 그것은 어려운 시기에 자신을 받아준 외삼촌에게 리디아가 가장 드리고 싶은 선물이리라.

몇 달이 지나면서 리디아는 가게에서 일하는 엠마 아줌마에게 빵 반죽을 배우고, 자기가 알고 있는 꽃 이름을 라틴어로 가르쳐 주기로 한다. 리디아는 그저 배워야 하는 어린애가 아니라 서로 아는 것을 교환하는 어엿한 관계로 스스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외삼촌의 빵 가게는 썩 훌륭하다. 네 사람의 파트너쉽은 조화롭게 보인다. 가게 한 귀퉁이에 화분이 놓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리디아는 우연히 가게 건물의 옥상 넓은 공간이 버려진 곳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기쁨에 들뜬다. 그리고 

엠마 아줌마와 빵가게를 청소하면서 짐 외삼촌을 깜짝 놀라게 할 "어마어마한 음모"를 꾸몄어요. 외삼촌은 제가 편지를 읽거나, 화분에 꽃씨를 심거나, 학교에 가거나, 숙제를 하거나, 마룻바닥을 쓰는 건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밀 장소에서 일을 꾸미는 건 절대로 보실 수 없습니다.  

추신: 짐 외삼촌이 함빡 웃을 만한 계획을 짜고 있어요. 

리디아는 엠마 아줌마의 도움을 받아 모종의 비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방식으로 '외삼촌의 웃음'이라는 화두를 풀어가는 중이다.  

4월, 5월이 되고 집에서 할머니가 보내준 꽃씨, 알뿌리들이 활짝 꽃을 피워 가게는 꽃으로 가득 찼다. 비밀 장소 계획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1936년 5월 27일, 모두에게 사랑을 담아서, 리디아 그레이스. 

추신: 오늘 짐 외삼촌이 희미하게 웃으시는 걸 보았어요. 가게는 빵을 사러 온 손님들로 꽉 찼어요. 

이제 서서히 비밀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그새 계절이 깊어진다. 흥미진진하다. 이웃 사람들은 이제 "리디아 그레이스"라고 부르지 않고 모두 "원예사 아가씨"라고 부르면서 꽃을 심을 수 있게 커다란 그릇들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6월 27일의 편지에서 리디아의 추신. 

추신: 이제 곧 짐 외삼촌이 웃으실 거예요. 자신 있어요. 

드디어 그날,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정오에 가게 문을 닫게 되는 때, 리디아는 외삼촌을 옥상으로 모시고 간다. 그날의 리디아는 이렇게 편지를 쓴다. 

저는 엄마, 아빠, 할머니께서 저에게 가르쳐 주신 아름다움을 다 담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 추신: 벌써 외삼촌 웃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림으로 볼 수 있는 리디아의 준비는 놀랍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계단길은 온갖가지 꽃이 만발한 화분으로 가득하다. 대사를 준비한 7월 4일 아침에 쓴 듯한 편지글, 그리고 그 다음 장을 펼치면 옥상의 정원이 책 가득 펼쳐진다.  

마치 꽃의 폭죽이 터지는 듯한 장면이다.  

못쓰는 고물과 쓰레기가 뒹굴던 옥상이 원예사 리디아의 초록 손으로 눈부시게 변했다. 외삼촌이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딱 벌린 모습, 그 무거운 입이 벌어진 것도 이 책에서는  처음이다.

마지막 편지는 7월 11일.  

이번에는 외삼촌이 리디아를 깜짝 놀라게 해서 리디아는 가슴이 너무 쿵쿵거려 손님들한테까지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그 두근거림이 마지막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외삼촌은 리디아가 꿈에도 그리던 소식, 아버지가 취직이 되어서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편지를 받았고 리디아에게 그 편지를 '선물'로 안겨주기로 마음을 먹은 거다. 점심때 '휴업'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리디아를 옥상에서 기다리게 한다. 그리고는 리디아를 위한 외삼촌의 방식, '꽃으로 뒤덮인 케이크'와 함께 리디아의 편지를 전해준다. 리디아에게 그 꽃 케이크는 '외삼촌이 천 번 웃으신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음.. 꽃은 폭죽이고 꽃은 웃음이다.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한 결말. 

다음 장면, 예의 그 기차역으로 리디아를 환송나온 외삼촌과 엠마 아줌마와 에드 아저씨. 외삼촌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리디아를 더할나위 없이 따뜻하게 꼭 끌어안고 있다. 역시나 무뚝뚝한 얼굴이지만 어느새 사랑이 뚝뚝 묻어나는 얼굴로 보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별의 장면의 배경이 되는 기차역은 밝은 노랑색. 리디아가 처음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의 기차역의 어두운 잿빛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씩씩하기 그지없는 리디아에게도 그 처음의 순간은 대체 얼마나 황량하고 두려운 것이었을까! 지금의 밝은 노랑색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그때의 잿빛의 심정이 더 도드라져 안쓰럽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배치한 작가의 솜씨도 놀랍다. 

이어지는 면지가 마지막 장면이다. 리디아와 할머니는 너른 땅을 향해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원예사용 복장, 갈퀴, 모종삽과 같은 도구들, 그리고 수많은 편지들... 혹은 꽃씨 봉투들일까. 힘든 상황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멋지게 마무리하고 돌아온 리디아 그레이스 앞에 하늘도 활짝 열리는 듯하다. 

사라 스튜어트의 멋진 글, 데이비드 스몰의 풍부한 그림. 그들의 조합이 이루어 낸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고나면 가슴 한 귀퉁이에 작고 노란 불 하나가 지펴져서 온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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