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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사라진 서점
작가_ 이비 우즈
출판_ 인플루엔셜
2023년 영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군 책
브리티스 북어워드 페이지터너 최종 후보
전 세계 28개국 번역 수출
기록에는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곳
100년 동안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더블린의 서점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요?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지 말아요.
길 잃은 곳에서 인내하고 기다리세요.
길을 잃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길 잃은 곳에서 다른 세계가 시작되고,
과거의 아픔이 힘으로 바뀔 수 있답니다.
여러분이 항상 품고 있던 열쇠로 이 특별한 곳의 문을 열어보세요.
(중략)
자, 문턱을 넘어
여러분의 권리를 되찾을 준비가 됐나요?
《사라진 서점》 p.465-466
브론테가 쓴 두 번째 원고는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여성 서적상의 이야기가 세대를 넘어 환상적이고 미스테리하게 펼쳐지는 대서사극.
500페이지 가량의 책이 지루할 틈 없습니다. 마음 졸이며 다음 이야기를 쫓아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때때로 분노하고, 때로는 로맨스에 녹아듭니다. 대체로 신비로움을 경험하게 되지요. 이 환상적인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 들어요. 소름 돋을 만큼 충격적인 반전까지!
에밀리 브론테를 좋아한다면 두근거리며 읽게 될 책. 책 덕후라면 온전히 빠져들어 읽게 될 책. 《사라진 서점》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해 볼까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이 책 뭐죠?
이 이야기 뭐죠?
왜 자꾸 빠져드는 거죠?
에밀리 브론테가 쓴
두 번째 원고를 찾아 떠나는
환상적이며 미스터리한 여정
여자라는 이유로 억압받아야 했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부단히 자신의 삶을
살고자 열망했던 여인, 오펄린
세대를 넘어
연대하는 과정의 이야기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적절하게 로맨스를 가미해
한층 더 매혹적입니다.
무엇보다
오펄린, 마서, 헨리
세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져 흥미진진합니다.
등장인물을 만나볼까요?
1921년 런던, 오펄린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정확한 연도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약 100년 후쯤 더블린에 살고 있는 마사와 헨리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오펄린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는 오롯이 아버지 덕분이었다.
《사라진 서점》 p.15
아버지의 죽음 이후 결혼을 강요하는 오빠로부터 탈출을 결심한 오펄린. 책이 가치로웠던 시절, 오펄린은 아버지가 가장 아꼈던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 초판을 팔아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언젠가 아버지의 책을 반드시 찾겠다는 결심이 서적상을 직업으로 삼는 계기가 되지요.
우여곡절 끝에 두 명의 여성이 운영하는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서적상이 해야 할 일들을 면밀히 배워나가지요. 안식도 잠시. 끝끝내 자신을 찾아낸 오빠로부터 다시 한번 탈출을 감행합니다.
'길 잃은 곳에서 기묘한 것들이 발견된다'
그녀가 다다른 곳에는 별난 구석을 간직한 기묘한 골동품 가게가 있습니다. 오래된 물건과 오래된 책들이 보여주는 기이한 콜라보레이션. 그녀는 점점 서적상으로 입지를 다져나갑니다.
● 마서
난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허영심이 아니라,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내가 뭔가를 정말 잘해서 혹은 그런 운명을 타고났기에 인생이 더 잘 풀릴 거라는 믿음. 남편은 이런 생각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아니, 실은 누구나 그랬다. 그래서 나는 이런 내 생각을 감추고 살았다. 어찌나 감쪽같이 감췄는지, 나 자신조차 잊어버렸다.
《사라진 서점》 p.48-49
사람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을 지닌 마서. 어찌 된 일인지 남편에게는 이 신비한 능력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 남편이 폭력을 행사할 줄이야. 가까스로 집을 탈출한 마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노령의 할머니를 만나 입주 가정부 생활을 시작합니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지만 마서에게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주는 곳. 그런데 이야기들이 자꾸만 그녀를 찾아옵니다. 그 이야기를 잊지 않기 위해 등에 문신으로 새기기 시작합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난 마서는 일상의 소중함을 조금씩 알아가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던 중 사라진 서점을 찾는다는 헨리를 만나게 되지요.
● 헨리
알콜 의존증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헨리. 부와 명성을 거머쥐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희귀본 찾기에 열중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편지 한 통은 인생을 걸기에 충분하지요.
존재하지도 않는 서점을 찾아 나서는 길은 녹록지 않습니다. 10번지와 12번지 사이에 있어야 할 11번지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분명 더블린에 온 첫날, 서점 안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말입니다.
'추락한 천사. 그녀에게는 뭔가가 있었다. 여기에 있어야 하는데 없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또 다른 길 잃은 영혼을 보는 기분이었다.'
서점이 있었음직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마서. 자꾸만 그녀가 눈에 밟힙니다.
● 그리고 보든 부인
이야기의 실마리를 품고 있는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품기는 노부인.
나이를 가늠하는 것조차 어려운 노령의 보든 부인은 왜 헨리를 선택했을까요? 마서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오직 헨리와 마서의 눈에만 보이는 보든 부인은 대체 누구일까요?
제약이 많았던 시절,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날 여기로 데려온 진짜 이유가 뭐예요?"
"불가능한 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16장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는 더 신비롭고 기이합니다. 마서가 있는 이곳이 혹시 거긴가?라는 의구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 갑니다. 집에 기이한 나무가 자라는데도 보든 부인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무한한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보든 부인은 대체 누구일까요?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이 이야기들은 소름 돋게 하나로 연결되어 완벽한 대서사극으로 거듭납니다.
반드시 지키고 싶었던, 마침내 지켜낼 수 있었던 그 이름은 누구일까요? 시공간을 오가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사리진 서점》은 작가라면 탐을 낼 이야기, 독자라면 오래 품고 회자할 이야기입니다.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를 알 것 같은 책
빛을 보지 못한
작가의 전작을
궁금하게 만드는 책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책
상상을 거듭하게 만드는 책
불합리에 분노하게 하는 책
주체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
그래, 이 맛에 소설을 읽는 거지!
책 덕후라면 누구라도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게 될 책
헤밍웨이와 친분이 있고 미국 최고의 서적상과 연락을 주고받던 정도의 여자라면 조금이라도 흔적이 남아 있어야 정상 아니에요?
여자가 목소리를 못 내고, 잊히고, 역사에서 지워지는 게 이상해요? 헨리, 대체 이때까지 뭘 배운 거예요?
《사라진 서점》 p.156-157
숨이 턱 막힙니다. 마지막으로 향해갈수록 긴장감은 극에 달합니다. 휘몰아치는 광풍 한가운데 내몰린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마침내 깊고 아름다운 결말에 이르자 충만함이 차오릅니다. 소설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이 책을 어쩌면 좋을까요?
무한한 행복감에 젖어들게 만들 《사라진 서점》을 책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습니다. 헤밍웨이도 슬쩍 등장합니다. 우리가 고전으로 알고 있는 책들의 초판을 만나는 셀렘까지 안겨줍니다. 고서가 지닌 경이로움을 만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테고요.
오래된 물건과 오래된 책이 전해주는 기이하고 신비로운 콜라보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사라진 서점》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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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별그램 클로이서재님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