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조각 -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달의 조각

하현 / 빌리버튼 / 에세이



불완전한 사랑

불완전한 청춘

불완전한 미래

불완전한 나 혹은 우리

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달의 모든 조각은

완전을 향해 조금씩 차오르는

불완전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 하현, 달의 조각 (감성에세이) :: 불완전한 존재에게 던지는 위로의 메시지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읽는 책의 5할 이상이 에세이일 것이다. 그 많은 책들 중 아주 가끔은 마음에 차지 않는 에세이를 만날 때도 있다. 물론 작가는 온 마음을 다해 써내려갔겠지만, 그런 책을 만나면 솔직히 시간이 아깝다. 다음이 쉽게 예측되는 뻔한 이야기들은 전혀 새롭거나 어떠한 감흥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현의 『달의 조각』은 어떤 책일까? 독립출간물로 태어났던 책. 아름아름 입소문을 타면서 얼마전 정식 출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책은 마음이 쓰인다. 어떤 책이기에 뭇 사람들의 응원에 힙입어 정식 출간을 하게 되었는지 호기심도 생긴다. 어떠한 외부의 힘도 빌리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가 자리를 잡은 이야기.  『달의 조각』을 처음 펼쳤을 때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감정의 결들을 토도독 건드려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그렇지, 그런거지, 그럴 수 있지 하며 말이다.



   세상의 모든 반달에게 말하고 싶어요.

   보름달이 되려 너무 애쓰지 말아요. 반달의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워요.

   보름달은 한 달에 단 하루, 가장 짧은 시간을 스치고 사라집니다. 결국, 모두가 미완의 세계에 삽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어느 한 순간도 완벽하게 차오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스무살 만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스무 살이 되어서는 사춘기때보다 더 과도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야만 했다. 완벽할 것 같았던 서른의 시간 역시 숨가쁘게 달려 눈 깜짝할 사이에 마흔에 도착했다. 마흔에 이르러서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여전히 놀랍지만 이젠 어느 정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는 생긴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영원히 미완인 삶을 채워나가기 위해 매일 조금씩 달려 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름달처럼 완전해지려고 무던히도 자신을 체근하며 살아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보름달이 주는 완전체의 모습보다 보름달이 되기 위해 차오르려는 그 노력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보자고 이 책은 말한다.



 

 

▒ 하현, 달의 조각(감성에세이) :: 가끔은 나에게도 안부를 건네자


 

 가끔은 나에게도 안부를 물어야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아이를 살뜰히 보살피는 만큼 아주 가끔이라도 스스로를 돌본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나를 충만하게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설레고 기분좋은 일이다. '사랑' 받고 있으므로 '사랑'을 줄 수도 있다. 사랑하므로 사랑받으므로 세상을 조금 더 강인하게 살아낼 의지를 불태울 수도 있다.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떨까.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어떤 시련이 닥쳐도 툭툭 털고 일어날 내공을 발휘한다. 심하게 자책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며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한다. 비참해하고 슬퍼하는 대신 자신의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반짝이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에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 그렇다.

  나 자신에게 받는 애정은 어떤 면역력을 만들어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킨다.

   면역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크게 반짝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은

  오직 나만이 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사랑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종류의.


 하현 작가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아니 그녀가 나의 잠재된 생각들을 이끌어 내 준 것 같다. 스스로를 바라봐주고 돌보고 마음을 읽어주려는 노력이 생을 더 반짝반짝 빛나게 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스스로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한 번도 제대로 해보려 시도하지 않았기에 낯설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해보려 한다. 서른 아홉 해까지 살아오느라 고생많았다고. 새롭게 시작된 마흔 이후의 인생은 앞으로의 인생보다 더 찬란할 수 있음을 더 푸르를 수 있음을 기대해보자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오롯이 느끼며 살자고!



 

 

▒ 하현, 달의 조각 (감성에세이) :: 사랑하는 이에게 띄우는 연서 한 조각


 

 당신으로 인해 나의 생은 다시, 봄! 언제나 봄! 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 서로에게 향했던 애틋함과 설렘이 이제는 아이들에게로 향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당신과 나였다. 20년 전 우리는 푸르렀고, 설레고, 달콤했다. 다시 하지 못할 것처럼 사랑을 했고 아파도 했다. 서로를 향하던 발자국들이 차곡차곡 길을 내어 부부라는 인연에 닿았다. 그래서 잊고 있었다. 설레던 연애시절의 감정을. 애틋함, 절절함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벅찬 사랑의 감정들을 일정 부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하현 작가는 여기에 한 조각, 저기에 한 조각 책 속에 연서를 숨겨 놓고 있다. 하나씩 건져올려 읽을 때마다 열렬히 사랑했던 시절의 감정이 바로 어제인 듯 끓어오른다.


  아무런 날도 아닌데 꽃 한 송이 건네는 너 때문에,

  봄도 아닌데 내 마음엔 나비가 날아들었지.

  - 너는 나에게 지나간 계절도 선물할 수 있는 사람.


  우리의 우주에 바람이 불었다.

  별들이 흩날리는 밤이었다.

  쏟아지는 빛 속에서도 네가 제일 빛났다.


 혹시 지금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다면  『달의 조각』이 당신의 마음을 대신해 연서를 써줄지도 모른다. 요즘 보기 드문 손글씨로 마음을 전한다면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 그 시절 우리는 종종 시와 노래와 소설의 한 구절을 베끼기도 했으니. 그건 그대로 연애편지가 되었다. 혹시 연서를 써보겠다 마음먹었다면 『달의 조각』 에서 한 조각 건져올려 마음을 담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날아갈 듯 살포시 '그' 혹은 '그녀'의 마음에 사랑이 안착할 수 도 있을테니.


 


 

 『달의 조각』에는 사랑이 있다. 청춘이 있다. 불완전한 현실이 있고 불완전할지 모르는 미래가 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하현 작가. 그 말들에 마음의 물결이 일렁인다. 뻔하지 않아서 아! 하고 마음이 먼저 알아채는 것 같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청춘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불완전할거라고 그들에게 말한다면 잔인할까. 우리 모두는 완전해질 수 없는 불완전한 삶을 살아간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대부분이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다. 저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만 그 면면들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면 삶의 촘촘한 결들은 결국 비슷할지 모른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누군가는 행복을 더 크게 발견할 것이고 누군가는 불행을 더 크게 받아들일 것이다. 부족할 걸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주어진 상황을 긍정한다면 나아갈 길은 조금 더 다양해 질 수 있다.


 불완전한 시절 속에서 끊임없이 차고 기우는 달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들을 기록한 『달의 조각』이 당신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감성에세이

『달의 조각』 에는 수많은 달들이 등장한다.

모양도 색도 의미도 모두 다른 달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완전해지려 무던히도 애썼던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굳이 그럴 필요 있었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들에 열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심장이 지금보다 자주 두근거렸으면 좋겠다.

작은 것에도 쉽게 설레며 열광할 수 있다는 것.

청춘이란 어떤 시절이 아니라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먼 미래에

무언가가 되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포기한 채

꿈꾸는 미래를 위해 달려간다면

 그 도착점에서 과연 나는 얼마나 오래 행복할 수 있을까.


살아가는 내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포기한 대가만큼 오래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현 작가의 말처럼 심장이 지금보다 더 자주 두근거리는 생을 살고 싶다.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할 수 있는 순간임을 자각하며 살고 싶다.


『달의 조각』에서 건져올린 수많은 조각들이 그런 삶을 살아보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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